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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328. 대박보다 소중한 직전의 힘

톡투유, 정진규 시인의 시 '직전의 힘을 믿겠다 나는'이 던지는 위안


지난 주말 방영된 JTBC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에서는 전주에 '바꾸다'에 이어 '터지다'라는 주제 아래 청중들과 솔직 담백한 힐링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패널들과 김제동이 특유의 입담으로 시국을 풍자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날 톡투유에는 방송인 김영철이 게스트로 참석하고 MC 김제동을 비롯해 '시 읽어주는 남자' 정재찬 한양대 교수와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음악 패널로 요조가 참석했죠.


토크에 앞서 정 교수가 "의심 가는 음모론이 하나 있다. 탄핵 인용 후 첫 녹화인데 하필 주제가 '터지다'이다"라며 '톡투유' 제작진에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3월 12일, 탄핵 직후 녹화 주제가 공교롭게 '바꾸다'였다. 그래서 저희가 위험 하다"며 말하자 김제동은 "지금 두 분을 위험하게 하는 것은 두 분 스스로다"라고 응수해 객석에 웃음을 안겼죠.



이어 게스트로 등장한 "JTBC 시청률의 요정이다. '아는형님'도 그렇고 게스트로 출연한 '한끼줍쇼'도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고 거침없는 입담과 조언으로 토크의 포문을 열었죠.


이에 김제동은 "김영철이 JTBC에서 탄핵됐으면 좋겠다"라고 응수해 객석의 폭소를 자아내며 자신의 자랑과 끊임없는 수다를 펼치는 김영철에게 입담을 자랑하며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까지 했어요.


이날 토크 주제인 '터지다'에 대한 이야기를 방청객들이 스케치북에 일제히 써서 손에 들자. 서천석 전문의는 "의외로 대박이 터지다라는 말이 없는 것 같다. 옛날 같으면 대박 터지다, 복 터지다가 많았을텐데"라고 담론을 제시했죠.



이에 김제동은 "대박터지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을께요. 그저 여기서 조금 더 나아지기만 바랄 뿐"이라고 전하자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거나 무언가를 얻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로 눌린 느낌이 많이 들텐데 지금 무언가가 잘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면에서 에너지가 올라올 수 있도록 꾸준히 가꿔 나간다면, 내 능력이 터져나오면서 인생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서천석 전문의가 조언했어요.


정재찬 교수는 "터지려면 압력이 강해져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터지는 것"이라며 "힘을 응축하고 모은 결과가 터지는 건데 그런 것 없이 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진규 시인의 '직전의 힘을 믿겠다 나는'이라는 시를 소개했죠.



직전의 힘을 믿겠다 나는,

벼랑 끝을 뛰어내리는 한줄기 폭포가 되었건

탁 트인 풀밭이 되었건 제 어미의 자궁 열고

지상에 마악 떨어진 강아지 새끼가 되었건

알몸을 섞는 알몸이 되었건

직전의 힘을 밑겠다 나는,

화르르 날아오르는 천 마리 새떼가 되었건

솟아 오르는 초록 풀잎이 되었건

맺힌 이슬 한 방울이 되었건

마지막 대못치고 난 관뚜껑이 되었건 나는

거기까진 다 가지 않겠다 직전 까지만 가겠다

직전의 직전까지만 가겠다


- 정진규 시인의 '직전의 힘을 믿겠다 나는'



<일 포스티노><미녀와 야수><밤의 해변에서 혼자> 등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는 극적인 내러티브를 구성함에 있어 시나 문학의 구절들이 인용되기도 하는데요.


<도둑들><범죄의 재구성><암살> 등 작품의 시나리오, 연출로 시타감독 반열에 오른 최동훈 감독은 한 영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 캐스팅에 맞춰 시나리오도 바꾸냐는 질문에 "촬영 직전까지 대사 한 줄 때문에 고민할 때도 있다. 그 한 줄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이죠.


문학을 인용하는 영화들이나 최동훈 감독은 아마도 정진규 시인의 시에서처럼 '직전의 힘'을 믿고 치열하게 사는게 아닐까요?


우리도 직전의 힘을 믿고 하루하루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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