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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503. 봄날엔 영화제를..전주부터 칸까지

주제의 파격, 전주국제영화제와 기후변화 소재 서울환경영화제 눈길


실록이 움트는 5월을 맞아 각양각색의 영화제가 개최되면서 시네필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어요. 물론, 최근에는 영화 수입, 배급의 주기도 빨라져서 영화제 상영 후 3개월도 되기 전에 개봉관에 걸리기도 하지만 시네필에겐 새롭고 좋은 작품들을 한 시기에 만나는 영화제가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과거 '칸으로 간 거장들의 신작'이란 기획기사를 소개하면서 세계적인 거장이 함께 모인 칸영화제 초청작 리뷰를 전한 바 있는데요, 오는 17일(현지시각)부터 11일간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에서 개최되는 제70회 칸영화제에도 거장 감독들의 신작이 초청돼 눈길을 끕니다.



올해 칸은 프랑스 누벨바그 사조의 뒤를 잇는 아르노 데스플레셍 의 신작 <이스마엘의 유령>을 개막작으로 하여 노아 바움백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 미카엘 하네케의 <해피 엔드>, 토드 헤인즈의 <원더스트럭> 등 거장들의 신작을 대거 초청했죠.


또한 한국영화도 봉준호의 <옥자>와 홍상수의 <그 후>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이들 거장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수상 경쟁을 벌일 전망이고, 박찬욱 감독은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그 어느해보다 수상의 가능성을 점쳐 봅니다.



올해로 18회 째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달 27일 개막 후에  벌써 중반이 지나고 있네요. 올해 전주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며 그동안 지자체와 갈등을 겪으며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부산-부천국제영화제와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특히, 김승수 전주시장은 개막식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지금까지 어떤 자본과 권력, 사회적 통념 앞에 늘 당당했다"며 "영화의 본질은 자유로운 표현에 있다. 권력으로부터 상처입은 예술과 예술인이 치유받는 봄이 오길 바란다"고 의미심장한 기념사를 남겼어요.


영상미나 스토리는 물론 주제 면에서도 실험적이면서 표현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말은 게이트로 얼룩진 지난 정부가 블랙/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영화와 공연 등 예술가를 권력의 입맛에 맞게 조종하려 했던 것에 비춰볼 때, 전주의 슬로건은 예술가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의 빛이 될 것 같아요.



표현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사 비전처럼 초청작 편수나 상영관도 확대돼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네요. 가장 돋보이는 건 개막작으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헝가리 출신 일디코 옌에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초청돼 눈길을 모았는데요.


마치 얼마 전 화제가 됐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성인 실사판이라 할 만큼 일상이 낯설고 조심스러운 여자와 일상에 권태를 느끼는 남자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면서 영혼이 교차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려냈어요.


특히, 올해 신설된 '프론트라인' 섹션은 전주영화제가 던지려는 담론을 드러내며 기발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표현, 논쟁적인 사회, 정치적인 주제 등 다양한 작품들로 라인업이 짜여 시네필의 발길을 붙잡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도 환경과 인권을소재로 한 제14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오는 18일부터 24일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최됩니다.


중국발 황사와 함께 자동차와 화력 발전소의 분진이 만들어낸 미세먼지는 인체에 해로운 대기오염의 실체를 느끼게 해주는데요, 이번 영화제에서는 핵 문제,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를 소재로 24개국에서 51편의 작품을 초청했어요.


환경 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조명하고 환경 단체 '그린피스'의 창립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제리 로스웰 감독의 특별전도 함께 열려 관심 가져도 좋을 것 같아요.


걷기도 좋은 봄날, 영화제에 못 가더라도 개봉을 앞둔 각종 영화제 초청작 한편 골라 보는 건 어떨까요?


From Mor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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