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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레터_0509. 경제 정의의 불편한 진실

장하성 교수, '차이나는클라스' 강연 사회구조 개혁 위해 정치의 힘 필요


지난 7일 저녁에는 JTBC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 <차이 나는 클라스>에 ‘재벌 저격수’ 장하성 교수가 출연해 '나에게 불평등이란'을 주제로 '경제 정의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고발했어요.


이날 강연에서는 청년 실업문제를 비롯해 대기업의 상식 밖의 지배구조와 부의 편중 현상에 대한 장하성 교수의 날카로운 일침이 이어졌어요.



장하성 교수는 ‘차이 나는 클라스’  패널들에게 “당신이 25살의 구직자라면, 다시 어떤 꿈을 꾸겠나”라고 질문하며,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소개된 부즈앨런의 한국 경제 보고서를 인용해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구조의 잘못이다. 사회구조를 바꾸려면 정치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거침없이 설명했습니다.


이날 여성 그룹 레인보우의 보컬 지숙이 "태어나보니 흙수저라는 게 불평등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질문하자 장하성 교수는 "근로자 가운데 아무리 적게 따져도 1/3은 흙수저이다. 단순히 내가 잘살지 않는다가 아니라 최저 생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인데, 소수는 바늘구멍을 뚫고 갈지 모르나 절대다수는 그 틀에 갇혀서 뚫고 갈 수 없다"고 했죠.



방송인 홍진경은 "잘 사는 집 친구들은 유학을 다녀와서 외국어에서 격차가 벌어지며 울화가 치밀었다"면서 교육의 불평등을 지적하자 장 교수는 "교육은 출발선 차이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처럼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는 그런 한국의 과도한 사교육 지배적인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양성으로 설명할 수 없고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오상진 아나운서가 "IMF 때 시작된 비정규 문제가 사회의 극적인 불평등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고 질문을 던지자 장하성 교수는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1990년대까지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았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라고 구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다. 경제가 세 배 반이 성장했는데 일자리는 50%도 안 늘었다고 하면 뭔가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답했고, 패널들은 "심각하다"고 개탄했어요.



장 교수는 "경제적인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가 있냐, 내가 먹고 살 만큼 버냐, 국가 경제가 성장한 만큼 나도 잘살게 됐느냐?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잘살게 됐느냐 질문해야 하는 것"이라고 일자리와 소득을 중심으로 한 공정 경제와 공정 사회를 강조했어요.


문득 강연을 듣고 나니 지난 3월 31일 오후 부산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경선 영남권 순회투표 합동연설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용했던 철학자 알베르 카뮈의 ‘어제의 죄악을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 용기를 주는 것이다’라는 어록이 떠올랐어요.


이 시장은 “재벌 황제경영 시스템 해체와 중소기업 보호, 공정한 경제 질서 회복, 노동권 강화, 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증세, 복지 확대야말로 대한민국 경제활성화와 경제성장의 길"이라며 "경제성장과 복지 강화, 적폐청산과 공정사회는 같은 길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오늘 새벽, 억강부약 하라고 맡긴 권한으로 억약부강의 죄를 저지른 박근혜의 구속속보를 보고서야 잠들 수 있었다”고 전한 바 있죠.



장하성 교수의 통찰 역시 사회구조 개혁을 촉구한 이재명 시장의 화법과 같았어요. 장 교수는 “대한민국 근로자의 85%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이익은 전체의 72%를 차지한다”며, “임금수준 역시 대기업에 비해 63%에 그치고, 하청의 하청으로 내려갈수록 그 격차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장하성 교수는 “잘못된 것을 보고, 옳지 않은 것을 볼 때는 분노해야 한다”며, 사회 구조 개혁에 대해 쓴소리를 전했어요.


장하성 교수는 "인턴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 기업이 직원을 채용하면서 그걸 인턴이라고 부르는 걸 한국 외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턴이란 제도는 학생이 그 직장에 가서 사회생활을 경험해보는 그래서 자기가 어떤 직업을 택하고 어떤 직장을 택할 건지 판단하게 하며 자신들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패널들의 격한 공감을 끌어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정식 직원을 뽑으면서 인턴이라고 부른다. 한 자리에 둘 또는 세 사람을 뽑아놓고 6개월이나 1년 일하는 거 봐서 그중에 기업이 한 사람만 택하겠어라고 한다. 선택된 사람은 좋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학교를 졸업하고 고용 시장에 가서 가장 중요한 취업 기회를 잃어버린다"며 "인턴으로 채용하는 자리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어요.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자체 발광 오피스>에서도 이른바 비정규직 계약직 사원을 인격 이하의 처우를 받는 인턴 제도의 맹점을 조명하면서 역대 가장 빈곤한 청년 세대의 현실을 일깨우고 한국 사회에서 잘못된 고용 환경을 고발하고 있죠.


결국, 재벌체제의 개혁과 공정한 분배만이 양질의 일자리를 우리에게 가져다주고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통찰을 얻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오늘은 새 정부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청년 세대가 희망을 품도록 우리 자녀 세대가 꿈을 꿀 수 있도록, 취업정보 사이트의 채용정보에 경력직조차 3개월의 수습, 정규직을 미끼로 내건 인턴직 공고가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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