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니 더 조급해졌다

불안과 조바심 사이에서, 오늘을 붙잡는 연습

by 정선미

중년이 되니
마음이 자꾸 바빠진다 오늘을 살고 싶은데
마음은 자꾸 앞서간다

하루하루 변화하면서 하강하는 체력을 체감하게 되니까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조바심이 생기면서 마음이 급해진다.

그리고
분명 하루하루를 나름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늘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안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이유 없이 나를 흔든다.
이 조바심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의지가 없어서도, 노력을 안 해서도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앞으로의 삶이 불확실하다는 불안이 숨어 있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깊은 아쉬움이

남아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걸 넘어

잘 살아야한다'는 압박과 부담이 커지는 것 같다
누군가는 이미 자리를 잡은 것 같고,
누군가는 나보다 훨씬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비교 속에서 나는 자꾸 현재를 잃는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서서,
지금의 나를 평가하고 재촉한다.

분명히 나는 훨씬 더 길어진 미래를 갖게 되겠지만 그 미래를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에 대한 다른 예시가 없는 세대이므로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받아들이는 것에 미숙하고 서툴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일부러 속도를 늦추려 애를 쓰기로 했다.

자칫 잘못 해석할 수 있는 '카르페디엠'도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다시 못 올 현재를 어리석게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뜻 일 것이다.
아침에 한 줄의 긍정 확언을 쓰고,
마음에 닿는 문장을 천천히 필사한다.
거창한 변화는 없지만,
그 짧은 시간만큼은 다시 지금으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갖기로 했다.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중년의 조바심도 여전히 함께 있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년의 조바심은
뭔가를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오늘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는,
아직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혹시 요즘 이유 없이 마음이 바쁘다면,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다면,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
지금 이만큼 살아온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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