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실수를 성장의 계기로 만드는 회사
최근 업무를 하다가 큰 실수를 했다.
담당 노무사의 실수는 사업장에 금전적 손실을 줄 수 있고, 노무법인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사실 늘 실수했지만 이번 실수는 좀 더 마음에 걸렸다.
실수의 원인
노무사가 된 지 8개월이 되었고, 노무사로 일한 지는 7개월이 되었다. 다른 노무사들의 생활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업무 다양성이 높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 급여를 하다가 지원금 신청도 하고 영문 의견서도 쓰다가 컨설팅도 해야 하는 것이다. 시스템이 완벽히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고 만다. 자문사에 나갈 결과물을 몇 번을 체크했음에도 실수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실수할 수밖에 없는 실력이었던 것이다.
“대표님, 실수로 사업장에 결과 잘못 나갔습니다.”
“심각한데... 급하게 하느라 놓친 거야? 왜 그렇게 된 거야?”
“사실 3주 전부터 준비했는데... 계속 봤는데도 잘못된 것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남에게 사과를 하거나 업무 잘못 때문에 질책을 받은 적이 많이 없었기에 자존심이 상했다.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일을 잘하고 싶어서 미리미리 준비했음에도, 큰 실수가 발생하니 패닉이 되었고, 업무를 수정하는 내내 스스로가 의심스러웠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하는 것보다는 업무 경험을 통한 실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경험을 제공해주지 않았던 지난 회사 생활까지 원망스러워졌다.
실수해도 괜찮지 않다
나의 실수로 거래처 사장님은 당연히 화가 났고, 대표노무사님께 항의하는 전화를 하셨다. 무엇보다 법인의 신뢰가 하락해 죄송했다. 사실 거래처 사장님이 화내시는 것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데, 상사에게 질책을 받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업무는 정리되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반복해서 실수 안 하는 게 중요한 거지. 다른 업무 잘하고 있어. 고객사에게 싫은 소리 안 듣는 게 너의 과업이 되면 안 되고, 앞으로 잘하기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하자.”
대표님의 말씀에 위로받았다기 보단 죄책감이 심해졌다. 예전 회사에서는 싫은 소리를 듣고 나면 회사를 싫어할 이유가 추가되곤 했다. 분명 질책의 원인이 내 실수였음에도 갖은 막말을 견디기엔 나는 소중한 사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표님께서 먼저 많은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고 하나의 실수 때문에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해주시니 스스로 부끄럽고, 심지어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실수해도 괜찮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마음이 쓰인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실수해도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존재한다는 점이다. 업무는 이미 수정이 되었고, 아무도 그 일을 문제 삼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 스크래치로 존재할 뿐. 게다가 실수로 나의 가치를 폄하하지 않는 대표님을 만난 것만으로도 실패한 이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그런 좋은 사람이 많은 곳이 좋은 회사일 것이다. 나는 ‘싫다면서 닮는다.’는 말이 가장 무섭다. 직장 내 괴롭힘을 참아내며 과중한 업무를 견뎌낸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그렇지만 대단한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우리 신입 땐 재떨이 날아갔었어.”
신입사원 시절, 한 선배가 말씀하셨다. 라떼는 재떨이 날아갈 수 있는 일이었다고 강조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재떨이 맞았던 선배는 재떨이를 날리지는 않지만, 다른 방식으로 후배들에게 잽을 날린다. 나같이 예민한 사람에게 저 말은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고 그 선배 앞에서는 좀 더 조심하게 되었다. 의견을 제시하면 네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피드백을 받았던 곳에서는 입을 열지 않게 되었다.
처음 하는 업무에서 확실히 실수가 많다. 자신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은 많은 법이니까. 앞으로도 실수하지 않을 자신은 없다. 직장인 10년 차지만, 노무사로는 1년이 되지 않았으니 내가 경험한 업무는 노무사가 해야 할 일의 반의 반도 안될 것이다. 대표님의 이해에 감사했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더 공부하고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수할 때마다 늘 혼이 난다면 주눅이 들고 조직에 환멸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수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탓하며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수 자체는 사람을 성장시키지 못한다.
실수해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