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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노무사 Oct 24. 2024

직장 내 세대 변화

MZ세대가 중요한 이유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MZ세대를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2024년 현재 MZ세대는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의 청년층이 해당되는데요. 사실 세대를 구분하기에는 너무 넓은 범위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1986년생인데요. 1983년생인 남편과 심한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거든요. 공유하고 있는 경험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며 가치관도 다릅니다. 남편은 학창 시절 이승환, 신해철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저는 두 가수의 대표곡을 거의 모릅니다. 저는 2002년 월드컵 때 교복을 입고 거리 응원을 나갔는데 남편은 재수 시절 우울해서 맥주를 마셨다고 했어요. 제 기준에서 같은 세대는 중 고등학교를 동시에 다닌 두 살 정도의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MZ세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서로 비슷한 경험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68%나 되었다고 하네요. 특히 설문에 참여한 Z세대의 61%는 M세대와 같은 세대로 묶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하였다고 합니다.      


 비슷한 경험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왜 굳이 MZ세대를 묶고 그들의 특성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요? 바로 MZ세대가 기업의 핵심 소비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MZ세대는 디지털 기기에 능숙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제품과 서비스 자체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실제 후기도 쉽게 접할 수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똑똑한 소비를 하는 편이죠. MZ세대에게 가성비보다 중요한 것은 가심비입니다. MZ세대는 소비에 있어서도 재미를 추구하며 자신의 소비가 가치 있기를 원합니다. 약자를 돕거나 선행을 한 기업에는‘돈쭐 내자’라며 회사를 적극 홍보하고 제품을 적극 소비하도록 착한 소비를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자신의 정치, 사회적 성향을 드러내기도 하는데요. 단순히 품질이 좋아서 필요해서 소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가치를 충분히 살펴본 뒤 소비하고 소비 그 자체로 만족하기도 합니다. 그로우의 MZ세대 가치소비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10명 중 8명이 자신을 가치소비자라고 응답했다고 하네요.


 MZ세대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마흔 후반인 제조회사 A기업. 오래간만에 신입사원이 들어왔습니다. 팀장님은 막내가 그저 귀엽기만 했습니다. 입사 첫날 조용한 사무실, 신입사원이 6시에 자리에 일어났습니다.      


“저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어어 그래 그래.”     


당황한 팀장님이었지만 웃으며 신입사원을 보내주었어요. 다음날 팀장은 신입사원 환영회를 준비하였습니다.     

“오늘 000 사원 입사한 기념으로 회식 어때?”

“전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근데 회식은 연장근로에 포함되나요?” 


 팀장님은 그 이후로 신입사원과 최대한 대회를 피했습니다. 그리고 신입을 이해하기 위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정독했다고 하네요.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어도 신입사원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당황스러움의 연속입니다. 이렇듯 MZ세대가 급부상한 또 다른 이유는 경직된 조직에 순응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직원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MZ세대의 일에 대한 가치관을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요. 조용한 사직은 조용히 퇴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정해진 업무 시간에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용한 사직은 미국에서 시작되었음에도 우리나라의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요. MZ세대는 회사의 성과와 성공보다는 개인의 삶을 중시합니다. 이들에게 직장은 평생 노력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나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죠. 2021년 사람인이 직장인 392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는데요. 응답자의 약 70%가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된다”라고 답했습니다. MZ세대는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로 인한 보상(돈이든 커리어 개발이든)이 없다면 MZ세대는 이유 없이 회사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절대 일을 하지 않고 일과 관련된 연락도 철저히 차단하기도 합니다. 



 현재 직장에는 1960년대생 임원부터 2000년대 사원까지 총 5세대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았고, 취향도 다릅니다. HR은 이렇게 다른 직원들을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미션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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