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ESG 경영이 정확하게 무엇일까?
공공기관 평가보상체계 개선 컨설팅을 진행할 때였습니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 관련 대다수의 자료에서 ESG라는 단어를 발견했어요. 컨설팅의 진행 범위는 아니었지만 ESG가 공공기관에 어떤 의미인지 왜 ESG 경영이 부상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졌습니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여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업성과지표입니다. ESG 경영은 기업이 재무적 가치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어요.
ESG란 용어는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요. 당시 UN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ESG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수라고 하였습니다. 2004년에 처음 사용된 용어가 왜 최근 급부상했을까요?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기후변화,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으로 언제나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ESG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팬데믹을 겪고 난 후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꼭 관리해야 하는 영역이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 역시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사 기업을 대상으로 ESG 공시가 의무화되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화가 적용됩니다.
ESG 경영이 필수적으로 인식되면서 대기업 위주로 ESG 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어요. 기업 별로 상이할 수 있지만 ESG 위원회는 ESG 경영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이며 ESG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ESG 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실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 기업들이 ESG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현실은 어떨까요? 2022년 10월 SPC 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직원이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어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직원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 했는데요. 사고가 발생하기 바로 한 달 전, SPC 파리바게트는 가맹점과의 상생 활동과 ESG 경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2021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였습니다. 그동안 SPC는 ESG 경영을 강조하며 행복한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하였습니다. SPC 홈페이지에서는 각종 사회공헌 활동과 윤리경영을 위한 조직구성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기업에서 ESG경영은 기업의 지속 가능을 위해 진심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ESG 지수를 잘 관리하여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SG 위원회를 만들고 홍보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ESG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은 ESG 전담조직도 없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인력도 부족합니다. 정보도 인력도 미흡한 상황에서 ESG 요구에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죠. 대한상공회의소가 2022년 6월 국내 수출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수출 기업의 공급망 ESG 실사 대응 현황과 과제>를 조사한 결과 국내 수출 기업의 52.5%가 ESG 경영 수준 미흡으로 고객사로부터 계약·수주가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는 ESG 경영 역시 글로벌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요. 중견·중소기업 역시 이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중견·중소기업은 세금 감면 등 재정적 지원과 글로벌 수출 대응이라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ESG 경영을 발등의 불처럼 인식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재무적 성과도 이루지 못했는데 비재무적 성과도 챙겨야 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의 고민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ESG 경영은 세계적 추세인데요, HR 담당자는 어떻게 ESG 경영에 대비해야 할까요?
우선 기업의 현실부터 하나하나 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