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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Apr 09. 2023

주말에도 청소하기로 했다.

삶의 태도: 할 수 있다면 해버리기 

주말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태도에 관한 문제다. 


그동안 주말에는 청소도 부엌정리도 잘하지 않았다. 설거지는 물론 잘한다. 안 그러면 개미가 너무 많이 온다. (이것도 환경이 주는 선물 중 하나이다) 


빨래도 개지 않고 바닥에 머리카락이 잔뜩 있어도 빗자루를 들지 않았다. (진공청소기가 없다) 


침대에 누워 바닥에 엉망으로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보아도 '내일 헬퍼가 와서 치워줄 텐데 에너지를 아껴야지'생각하며 그냥 누워 있었다. 더러움을 견뎠다. 


그러다 더러움을 견디며 오가면서 치울까 말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냥 1분 정도 가볍게 쓸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사라질 텐데 그걸 안 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해버리기도 했다. 주말에도 잔뜩 쌓여있는 말린 빨래를 보며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정리해 버렸다. 원래는 그냥 쌓여있는 빨래 사이에서 수건을 찾았다. 


바닥도 완벽하게 치우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래도 굴러다니는 먼지와 머리카락을 어느 정도만 치웠다. 불과 몇 분이면 하는 일들이었다. (또 이렇게 청소하면 상당한 걸음 수가 채워진다) 


헬퍼가 할 일이 줄어드는 거 아냐라는 비겁한 생각도 치워버렸다. 내 집 내가 깨끗하게 하는데 도대체 헬퍼 할 일 줄어드는 게 무슨 걱정인가. 그분은 우리 집을 깨끗하게 해 주시는 분일뿐이다. 


할 수 있으면 해 버리고 쉬는 것 나에게 필요한 삶의 자세이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미루며 괴로워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은 해버리자. 시작해야 하는 것은 시작하자. 


게으른 삶의 자세를 견지하지 말자. 물론 나는 여전히 누워있는 게 좋다. 늦잠 자는 게 좋다. 요즘 유행하는 갓생처럼 그렇게 살지는 못한다. 바닥의 먼지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피곤한 날에는 누워있는 게 필요하다. 억지로 몸을 일으키는 것을 오래 하면 마음의 병이 찾아온다. 


하지만 나의 삶의 태도를 바로 해야겠다고 최근 많은 일들을 통해 결심하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내 개인적인 삶에서도 할 수 있는 가벼운 일들은 해버리고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은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어떤 두려움 - 일이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 잘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 - 을 쉽게 벗어던지는 작지만 큰 노력이다. 그렇게 시작해 버리면 의외로 쉽게 일이 끝나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불안함들이 사라진다. 오래도록 고생했던 우울&불안장애는 이러한 삶의 태도에서 왔었는지도 모르겠다. 

-

할 수 있는 일들은 미루지 않고 해 버리기. 

불안함을 견디지 말기. 

내 삶의 태도 변화에 중요한 지점이다. 



Image by Michael Schwarzenberger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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