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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박하 Apr 10. 2023

주인의식 Ownership 이란 무엇인가

삶의 태도: 일의 끝까지 보는 마음 

최근 회사에서 한 가지 작은 프로젝트를 리드하게 되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시스템 중단이 이뤄져야 하는 이슈와 연결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프로덕트팀과 우리 마케팅 부서 간의 스케줄 조율 등을 하는 일이었다. 


마케팅 3년 차, CRM 1.5년 차 - CRM  한지 이제 만 1년 된 것 같다. 이제는 마케팅 팀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흐름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한 가지 일을 예를 들어보자. 프로모션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먼저 프로모션 자체 기획은 사업팀과 마케팅, 법률팀 리드 등이 모여서 해도 괜찮은지 사업성은 괜찮은지 등등을 논의해서 일정과 범위를 정한다. 고객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지를 정한다. 
프로모션을 하기로 하면 우리 팀에서는 광고는 어떻게 할지 sns에는 또 PR은 어떻게 할지 CRM은 누구에게 어떻게 할지 등등 정하고 각 파트에서 다양한 기획 준비가 들어간다. (나는 여기서 기획을 한다) 
디자인팀에서는 전체적인 키비주얼 등을 잡고 각 파트에서 필요한 이미지들 - 광고, sns, 이메일 - 을 준비한다. 카피라이팅 하시는 분들은 다양한 카피들을 작성해 주신다. 
그 후에 프로모션을 진행할 랜딩 페이지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 뒷단의 일들 - 프로모션 적용 등등을 개발팀과 이야기해 진행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한다. 


이 과정들이 크고 작지만 거의 다 비슷하게 진행된다. 


이런 비슷한 일을 맡아서 진행하게 되었다. 꽤 중요한 일이지만 범위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사실 요새 일이 너어어무 많아서 정신이 없는데 그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그동안은 팀 리드가 나눠주는 일들을 받아서 하는 것만 했는데 이제는 내가 일을 요청하고 확인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간 들었던 평가 중의 하나가 오너십이 부족하다는 거였다. 일의 마무리가 안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 오너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해서 약간 의아했다. 일의 마무리를 잘 못하는 것은 내가 가진 약점이라서 인정하는데 오너십에 대한 이야기는 뭘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일을 진행하면서 정확히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일을 다른 파트 분들에게 배분하고 기한을 정해드린다. 내가 조정해야 하는 일들 - 개발팀과의 일정, 디자인 등은 내가 진행한다. 그리고 날짜가 되어 결과물을 받아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는 오너십이 없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일의 마무리가 잘 되지 않은 것과는 비슷하기도 하지만 그 원인이 바로 오너십이다. 오너십이란 내 생각에는 일의 끝까지를 보는 마음이다. 내가 부탁해서 받은 문서는 고객들에게 최종으로 공개되는 문서들이었다. 자간과 폰트가 조금 부족해 보이는 일들을 보면서 아쉬웠다. 만약 저걸 고객이 본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그 문서를 올려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에 맞춰 그냥 본인이 할 일을 해버린, 70% 즘을 완성한 그 일은 오너십이 없었다.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 나에게 오너십이 없었다는 것을. 내가 담당하는 것, 그 결과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 그 끝까지를 봐야 함 하는 위치라면 아마도 그렇게 마무리하지 않았을 수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 일을 보고 실망하던 리드들의 눈빛을 기억한다. 아마 지금 내 눈빛과 같았을 것이다. 


다른 분들을 탓하거나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리드는 그런 결과물을 9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게 바로 리드다. 싫은 소리도 해야 하고, 하다 보면 직접 하게도 되고 그러는 것이다. (나도 결국 직접 수정을 하기도 했다) 일을 나눠주고 확인을 하는 입장과 일을 받아서 하는 입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어찌 되었든, 오너십, 주인의식은 일을 받아서 하지만 그 일의 끝까지를 책임지듯이 자신의 일을 바라보는 마음이다. 


사실 경험해 보거나 그 자리에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들도 많다.  또 경력이나 연차, 경험에 따라서 볼 수 있는 눈이 다르기도 하다. 나도 아마 이번에 이런 일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당분간은 몰랐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알았던 거 같기도 한데 아프면서 다 잊어버렸나 싶기도 하다. 그간 지난날의 나 자신이 했던 일들이 참 아쉽다. 그때도 지금 이 마음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나는 그걸 안다. 이제야 내 눈이 열린 것일 뿐이다. 과거의 나를 너무 탓하지는 않기로 하자. 


나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 최근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한다. 아마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몸이 아플 때는 내가 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제 그 너머를 가고 싶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의 결과 그 끝까지를 보며 마무리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회사의 주인은 아니지만, 일에 끌려다니기보다 능동적인 일의 주인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Image by StartupStockPhoto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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