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남기고 간 기억
날씨가 따뜻해져서인지 날벌레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티슈로 벌레를 탁탁 잡다보면 벽에 그들의 잔해들이 묻곤한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결국 자국이 남게 되면 그렇게 찝찝할 수가 없다. 깨끗하게 지워내기 위해 티슈에 물을 조금 묻혀 지우노라면 벽지도 함께 벗겨 나가기 일쑤다. 그래도 벌레의 잔해가 남는 것보다 벽지 좀 벗겨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녀석들을 잡고서는 티슈로만 쓰윽 닦고 말았다.
이별하는 것에 서툴다고 생각했던 난
벌써 이 집과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