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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새벽 Mar 02. 2020

로스쿨 일기

백수생활

0. 졸업했다. 

학위장이 우편으로 왔다. 이제 나도 석사라는 사실이 조금 좋기도 하면서, 아직 변호사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서 졸업의 의미 자체는 크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졸업식도 하지 않고 어떤 공식적인 행사 없이 학교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졸업식 갈 생각이 없었음에도 조금은 허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이제 어엿한 법학전문석사인데 학위의 어감은 영문 명칭인 Juris Doctor가 더 좋은 것 같아. 이제는 김새벽 J.D. 인 것이다. 의미는 없지만. 


0. 취업은 어려운 일인가 보다.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변호사가 아닌 탓인지, 아니면 역시 학점이 발목을 잡는 것인지(그러게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하지 그랬나?), 생각보다 취업 전선은 쉽지 않다. 발표나고 지내다보면 다들 알아서 잘들 취업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지금 놀 수 있을 때 많이 놀아두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러다가 덜컥 떨어지는 것 아닌가 겁이 나기도 한다. 제발 붙여주세요 ㅠㅠㅠㅠ 안하던 기도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막연히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그게 잘 안된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놀려고 해도 만날 사람도 없고 밖에 나다니기도 어렵고 그렇다. 그런다고 아예 안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지만 흥이 덜 난달까. 


0. 여행을 가는 것이 좋을까?

그래서 여행이라도 가라고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퍼져가는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 가는 것이 맞는가도 잘 모르겠고 또 여행을 어디로 가면 딱 너무 좋겠다는 마음도 잘 들지 않고 그런 상태에 있다. 그래도 유럽을 가보지 않아서 유럽을 한 번 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들기는 한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밖에 드나들때 코로나 숙주가 되어서 주변에 민폐나 끼치게 되는 것이 아닌지 두렵기도 하고, 집에는 부모님도 계신데 나야 어찌되든 상관 없다 해도 집에 가족들한테 옮길까봐 무섭기도 하고. 암튼 이래저래 결심이 잘 안 선다. 그래도 가는게 후회 남지 않고 맞는 것일 것 같은데. 손 잘 씼고 개인 위생 유의하고 집에 와서 나름 분리해서 생활 잘 하면 ㅠ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0. 운동을 다시 해야지

코로나 핑계로 모든 귀찮은 일들을 안하고 있는데, 이제는 운동도 안하고 있다. 큰일이다. 지금 살을 빼야 하는데, 활동량은 주는데 먹는 것은 같으니 살이 도로 찌는 것 같다. 이 흐름을 차단해야 한다. 주짓수는 ㅠ 서로 접촉할 수 밖에 없는 운동이라 조금 더 꺼려지는데 지금 제일 하고 싶은건 그것 뿐이기도 하고, 어쩔지 잘 모르겠다. 일단 아침에 유산소로 달리기와 자전거를 시작하고 집에서 가벼운 케틀벨과 주짓수를 해야겠다. 이 모든 것을 하려면 역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지금처럼 하루 열시간씩 자는 백수의 리듬으로는 불가능하다. 암튼 요지는 부지런해져야 한다는 것인데, 왠지 3월이 왔으니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얼른 발표가 났으면 좋겠다. 순간순간 덜컥 불안해지는 이 마음은 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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