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닭의 차이: 바뀌지 않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선의로 행동하더라도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내 기대감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면 관계를 망칠 수 있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선한 의도이지만, 이를 너무 자주 표현하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처럼, 우리는 내 인생조차 한 치 앞을 알 수 없듯이, 남의 인생 또한 예측할 수 없다. 상대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해서 넘치도록 칭찬하거나 무리하게 동기부여해서는 안 된다.
한때 친구에게 애석한 마음에 “힘내”라는 무한한 칭찬을 보냈지만,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된 적이 있었다.
자신의 경험은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것을 마치 정답처럼 강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시기인지에 따라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느끼는 바가 다르다. 하물며, 다른 사람은 어떻겠는가? 해답을 알려주려 하기보다,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있는지, 공감하고 감정을 어루만지는지, 배려하며 대화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했다. 신뢰가 쌓이기 전에는 해답보다 공감이 먼저라는 것을 알았다.
먼저 경험하고 시작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비난 또는 칭찬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묵묵히 바라봐 주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아무리 성과로 증명했더라도 잘난 척을 하면 안 된다. 잘난 사람도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적절한 시기’에 줘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물속의 물고기에게는 한낱 성가신 존재(도덕경 - 노자)일 뿐이다.
그러니 겸손해야 하고, 나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성가신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상대가 필요할 때 도와줘라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주는 도움은 짐이 될 뿐이다.
–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
안쓰럽다고 먼저 돕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성장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데려가려고 한 적이 있다. 게으른 사람을 달래보기도 하고, 호통치기도 하며, 비판하기도 하고, 동기부여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내 에너지만 소비된다는 것이었다. 50명이 넘는 자기계발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학은 끌고 갈 필요가 없다. 그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환경을 활용할 줄 알며, 훈수도 가르침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의 질문은 최선을 다한 끝에 신중하게 고민한 것이기에 대답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닭들은 다르다. 계속 챙겨야 하고, 떠밀어줘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학보다 닭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것이 내 오만이었고 오판이었다. 나는 그들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착각했다. 그들에게 에너지를 소비하다 보니, 정작 학들은 자기 둥지를 찾아 날아가 버렸고, 나 또한 무너졌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기 전에 듣고, 돕기 전에 지켜본다. – 탈무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쉽게 얻으려 질문하는 것에도 일일이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람은 학처럼 날아오르고, 시스템을 이용만 하려는 사람은 닭처럼 땅을 걸을 수밖에 없다.
"당신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 환경과 시스템이다."
– 현대 경영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때까지는 도와주지 않기로 했다. 어미 새는 알을 먼저 쪼지 않는다. 그저 따뜻하게 지켜볼 뿐이다. 필요할 때 응원해 주고, 마지막 순간에만 살짝 도와준다. 만약 알을 먼저 깨트리면, 새끼는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