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봉의 「자술(自述)」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近來安否問如何
저는 달 밝은 창가에 앉아서 눈물만 月白紗窓妾恨多
꿈속에 당신 찾아 나선 길 흔적 있다면 若使夢魂行有跡
님 집 앞 돌길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 門前石路已成沙
편지의 형식을 빌어 연심(戀心)을 그린 시이다. 1구에서는 상대의 안부를, 2구에서는 자신의 안부를 전했다. 이어 본론 격인 3, 4구를 통해 연심을 전달했다. 연심은 직설적이면 맛이 없다. 간접적으로 비유나 과장을 곁들여야 제맛이 난다(설령 그것이 조잡할지라도). "꿈속에 당신 찾아 나선 길 흔적 있다면 / 님 집 앞 돌길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 얼마나 멋진 과장인가! 시를 전해 받은 이, 읽고 또 읽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