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고약한 '개망초'. 그런데 가까이 보면 정말 사랑스럽다. 어쩌다 이리 사랑스러운 꽃이 저리 험한 이름을 얻게 되었누. 사연은 대충 들어 아는데, 듣는 '개망초' 입장에선 너무 서운할 것 같다. '북녘'에서는 '돌잔꽃'이라고 부른다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차라리 그 이름으로 불리면 어떨까 싶기도. 안도현 시인은 '개망초꽃'을 통해 관심과 존재의 의미를 노래하는데, 가만히 그 시를 읽어보면 시인도 '개망초꽃'을 세심하게 살펴본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세심히 '개망초꽃'을 살펴봤다면, 다른 시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 자네가 한 번? 하하, 아직은...
개망초꽃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