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한 수
題矢車菊 제시차국 수레국화에 부쳐
何時伊始 하시이시 언제부터 시작되었던가
小田一沚 소전일지 작은 밭 한 귀퉁이
鬱鬱花芷 울울화지 무성하게 피어난 수레국화
六月刈除 유월예제 유월에 베어 없애고
而種甘薯 이종감서 고구마를 심건만
過歲逢時 과세봉시 해를 넘겨 봄이 되면
不曾播矣 부증파의 씨 뿌리지 않았어도
依然萌起 의연맹기 의연히 싹 다시 돋네
獨也堪喜 독야감희 홀로 있어도 보기 좋지만
共之倍美 공지배미 함께 있으면 더욱 아름다우니
與樂聖旨 여락성지 즐거움 함께 하란 성현 뜻 따른듯해
可特可矣 가특가의 특별하고 사랑스럽네
*올해도 어김없이 손바닥 밭을 수레국화가 점령(?)했다. 씨를 뿌리지도 않고 가꾸지도 않건만(외려 해치면 해쳤지) 해마다 피어나 6월까지 손바닥 밭을 장식한다. 한 때는 일부를 뽑아내고 몇 가지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이제는 6월까지 자라는 모습과 꽃 피운 모습을 실컷 감상한 뒤, 갈아엎고 고구마를 심는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하는데도 해마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는 것. 질긴(?) 생명력에 매년 감탄한다. 함께 무리 지어 필 때 더욱 아름답기에 마지막에 맹자의 '여민동락(與民同樂)' 의미를 원용해 보았다. 수레국화는 한자어로 '시차국(矢車菊)'인데 여기서는 '화지(花芷, 향기로운 꽃)'로 표현했다. 평측과 수사를 고려한 것인데,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좀 아쉽다(한시의 한계이다). gemini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