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한 수
題落花 제낙화 지는 꽃잎에
不知何時發 부지하시발 언제 핀 줄도 몰랐는데
已隨風雨墮 이수풍우타 벌써 비바람에 떨어지네
未知生意味 미지생의미 아직 삶의 의미도 모르는
데
空逐逝川罷 공축서천파 벌써 세월 따라 종착에 다다랐네
*우중에 팔봉산 임도를 걸었다. 다소 청승맞긴 했지만 인적이 없어 호젓해 좋았다. 비바람에 떨어진 벚꽃 잎을 대하니 감흥이 있어 시 한 수를 지어봤다. 3, 4구는 공자의 제자 자로가 스승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자 공자가 "아직 삶의 의미도 다 모르는데, 내 어찌 죽음의 의미를 알겠느냐"라고 답한 내용을 원용한 것이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공자의 말이 젊은 날에 비해 한결 묵직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