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며, 그가 말미암은 바를 살피며, 그가 편안히 여기는 바를 관찰하면, 사람이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사람이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사람에게 있는 것 중에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눈동자는 그 악함을 가리지 못한다. 마음속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마음속이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그 눈동자를 보면, 사람이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논어』와 『맹자』에 나오는 일종의 관상법. 앞 말은 공자, 뒷 말은 맹자의 말이다. 공자는 포괄적으로 사람을 보는 것 같고, 맹자는 감각적 직관적으로 사람을 보는 것 같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지만 위 관상법을 적용하면 대강 사람 속을 알 듯도 싶다.
어제「어른 김장하」를 봤는데(최근 역주행하고 있다) 보는 내내 공맹의 관상법에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역의 소외된 사람과 단체를 도우면서도 일체의 대가나 상찬을 구하지 않는 점은 공자의 관상법에, 장학금을 받고도 특별한 사람이 못돼 죄송하다는 어느 수혜생에게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는” 것이라며 “나는 그런 사람 되길 기대한 적 없다”는 말과 맑고 깨끗한 눈동자는 맹자의 관상법에 해당하는 거였다. ‘어른 김장하’는 틀림없는 ‘어른 김장하’였다!
이상한 지도자와 어른들 때문에 가치관의 혼란이 자심한 지금 이 영화의 역주행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많은 이들이 선한 치유의 은택을 입을 것 같다.
*유튜브에서 영화를 대여받아 봤는데, 원하는 장면에서 스크린 샷을 하렸더니 갑자기 화면이 깜깜해져 원하는 장면을 얻지 못했다. 원래 그런 것인지, 내가 뭘 잘못해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 어쩔 수 없이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짤에서 허접한(?) 장면을 스크린 샷 했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