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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의 '강남춘' 운에 부쳐

자작시 한 수

by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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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杜牧江南春韻 차두목강남춘운 두목의 '강남춘' 운에 부쳐


寂靜山村綠映紅 적정산촌녹영홍 고요한 산속 마을 녹음방초 우거졌는데

新綠繁花舞雨風 신록번화무우풍 신록과 화사한 꽃들 비바람 속에 춤을 추네

假日酣眠人夢空 가일감면인몽공 휴일 아침 다른 이들 꿈결에 취해 있는데

獨逍遠望霧山中 독소원망무산중 홀로 한가로이 거닐며 멀리 안개 낀 산 바라보네


* 고요한 아침 풍경을 만끽하는 건 일찍 일어나는 자의 특권이다. 오늘처럼 약간 흐린 날씨의 아침 풍경은 볼 이가 더더욱 없으니 특권 중의 특권을 누릴 수 있다. 맑은 날의 아침 풍경도 좋지만 약간 몽환적 날씨의 아침 풍경도 그만 못지않다. 문득 두목의 '강남춘'이 생각 나 차운해 보았다. 두목의 시는 아래와 같다.


千里鶯啼綠映紅 천리앵제녹영홍 천리 길 꾀꼬리 울고 녹음방초 우거졌는데

山郭水村酒旗風 산곽수촌주기풍 산 마을 강 마을마다 술집 깃발 펄럭이네

南朝四百八十寺 남조사백팔십사 남조 시대 수많은 사찰들

多少樓臺煙雨中 다소누대연우중 누대 안개 비속에 흐릿하게 보이네


* 작시를 끝내고 뉴스를 보는데, 국힘당이 새벽에 한덕수를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는 소식이 떴다. 자기네 당이 뽑아 놓은 후보[김문수]를 팽개치고 느닷없이 용병을 대선 후보로 등록하다니, 이 무슨 해괴한 작태인가! 너무 어이없는 소식에 아침에 느꼈던 좋은 기분이 다 날아갔다. 이러니 '국짐당'이란 소리를 듣는 것 아니겠는가! 참으로 한심한 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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