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한 수
聞崔敎振敎育監被指名敎育部長官 문최교진교육감피지명교육부장관 최교진 교육감의 교육부 장관 지명 소식을 듣고
昔日同道今獨高 석일동도금독고 옛날 함께 길을 걷던 동지 이제 홀로 높이 있네
歲月虛度我蹉跎 세월허도아차타 나는 세월 헛되이 보내어 뒤처진 것이런가
不思君苦獨登頂 불사군고독등정 그대 정상에 오르려 애쓴 고통은 생각지 않고
但恨己身在山下 단한기신재산하 이내 몸 산 아래 있음만 한탄했고녀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님'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은데, 왠지 어색해 그냥 뺐다. 이하도 동일)이 교육부 장관에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은 시이다. 최교진 교육감은 젊은 날 약간의 인연이 있었던 분이라, 그의 지명 소식에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외람되게 '나는 그간 뭐 하며 살았나?' 하는 약간의 허전한 마음이 들어 끄적거려 본 것이다. 내가 이럴진대 황차 나보다 훨씬 나은 분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하지 않을런지?
어릴 적 혹은 젊은 날 나와 비슷한 처지였거나 또는 나보다 못했던 이가 후일 나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기쁨과 동시에 질투심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감정 아닐까 싶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괜히 생겼겠는가. 그러나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마음이 얼마나 유치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최교진 교육감이 오랫동안 거리의 교사로 고난의 세월을 보낼 때 나/우리는 따뜻한 방에서 편히 지낸 것을 생각해 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가 명예와 지위를 탐하여 거리의 교사로 나선 것이 아니고 정의와 진실을 위해 나섰던 것을 생각하면, 그가 오늘날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을 축하해야 마땅하지 조금이라도 질투의 마음을 가져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 시는 그런 나/우리의 반성의 마음을 담은 시이다.
최교진 교육감이 평생에 걸쳐 꿈꿨던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키를 잡게 됐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모두 이겨내고 참교육의 항구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