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청개구리네!"
"예? 뜨거운… 뭐라고요?"
"으응, 그런 게 있어. 그냥 농담으로 해 본 소리야. 그건 그렇고 왜 하필 뜨거운 우체통 위에 앉아 있는 거니? 시원한 그늘 아래 들어가 있지."
"제가 원래 반대로 행동하잖아요. 뜨거운 곳에 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하길래, 왠지 모르게 더 올라가고 싶더라구요. 저 청개구리 하면, 말 안 듣는 애의 대명사잖아요!"
"하긴. 그런데 너처럼 귀여운 애가 왜 그렇게 말 안 듣는 애의 대명사가 된 거니?"
"하하. 지금 제 행동 보세요. 제가 왜 말 안 듣는 애의 대명사가 된지 아시겠잖아요?"
"뭐,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늘 그렇게 반대로 행동할 것 같진 않은데. 너를 보고 있으면 도저히 그렇게 어깃장 놓는 애의 고집스런 모습이 연상이 안 돼."
"어휴, 감사해요. 사실 저도 좀 억울한 면이 있긴 해요. 그렇잖아요? 철부지 아이 적에 부모님 말씀 안 듣는 건 저뿐만이 아닐 텐데 말이죠."
"그니까. 다른 말 안 듣는 고집 센 놈들도 많은데, 굳이 너같이 여리고 귀엽게 생긴 애를 말 안 듣는 애의 대명사로 만들었는지 모르겠구나."
"감사해요. 님이라도 그렇게 이해해 주시니 참 감사하네요."
"감사하긴. 네가 비 오기 전에 우는 걸 보면서 '에이, 비 안 왔으면 좋겠는데' 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괜히 널 미워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너처럼 귀여운 애한테 어떻게 그런 안 좋은 이미지를…."
"저도 어떻게 저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가 붙게 됐는지 궁금해요. 만약 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맞다면, 더 억울해요. 비 예보를 해주는 것이니 더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줬어야 하는 거 아녜요?"
"글쎄 말이다. 여튼 너무 상심 말고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넘기렴. 그게 니 정신 건강에 좋아. 남의 왈가왈부에 일일이 대응하는 건 피곤하기도 하고 별 소득도 없는 일이야.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게 좋아."
"좋은 말씀이에요."
"그나저나 너무 오래 얘기해서 힘들겄다. 어여 내려와서 그늘로 내려가렴. 그리고 내일부터는 절대 뜨거운 양철 지붕 같은데 올라가지 말고."
"히~. 네!"
"'저렇게 말을 잘 듣는데….'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