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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빛 Mar 13. 2023

서서히 그림일기 1

행복이란

서서히 그림일기1, <행복이란>


마을에 있는 중학교에서 격주로 그리기 수업을 한지도 벌써 2학기가 되었다. 수업하는 건 어떠냐는 질문에 여전히 머쓱하게 웃으며 '아이들과 친해지는 중이에요.'라고 대답한다.


그런 내가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는 이때에야 비로소 '나에겐 너희를 만나고 있는 지금이 밝은 미래야.'라고 한 것 아닌가. 내가 말하고도 스스로 한 말에 놀랐다.


나는 정말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지금을 밝은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아이들에게 한 말이 허풍이 되어 서는 안될 텐데 싶은 마음이 올라왔지만, 한편으론 이미 느끼고 있었는데 표현하기에 서툴렀던 것 같기도 하다.


내적인 친밀감이 밖으로 표현됐을 때에 분위기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질문을 던졌던 너와 다소 민망하게 대답한 나, 그리고 해맑게 받아친 너까지. 나름대로의 진심이 오갔던 그때가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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