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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빛 Sep 16. 2023

씨앗 한 알 이야기


씨앗 한 알이 땅에 심기었다.

씨앗은 모래에 덮이고, 오랜 시간을 묵었다.


묵는 여러 날 동안 햇빛과 비가 씨앗에게 찾아왔다.

씨앗 안에 영양분이 쌓이며 몸집은 점점 커져갔다.

시름시름 앓다가 괴로운 마음 차올라

눈물 터질 때에 씨앗에서 작은 뿌리가 돋았다.


이후 씨앗은 때마다 찾아오는

햇빛과 비를 고마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괴로운 마음으로 앓을 때는

뿌리를 또 한 번 내릴 때라는 것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뿌리가 여러 갈래로 돋아나고

줄기가 곧게 위로 올라가고

푸른 잎이 하나씩 돋아

그 사이 탐스런 열매가 맺히고


다시 썩어 땅에 뿌려져

다른 씨앗의 양분이 될 때까지

씨앗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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