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phan Seo Sep 22. 2024

CoS(Chief of Staff)의 탄생

어쩌면 모든 조직에 이미 존재하고 있을 역할

한국 스타트업에서는 다소 낯선 직무인 CoS (Chief of Staff)가 저희 회사에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저입니다. CoS...? 처음엔 직무 자체가 낯설어 조금 고민이 되었습니다만 해당 직무에 기대하는 역할을 듣고 보니 그리 낯설지만도 않았습니다. 이미 제가 수행하고 있던 역할(Head of Squad/PO)이 조금 더 확장되는 느낌이었죠. 어쩌면 빠르게 성장하는 작은 조직들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을 역할 같았습니다.


그대로 하던 역할을 유지하면 되는데 굳이 CoS라는 새로운 타이틀 부여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결국 조직 전체의 성과를 더 효율적으로 내기 위함이었는데요,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어떠한 기대를 갖고 CoS가 탄생하게 되었는지 최근 있었던 관련 논의 내용들을 정리해 봅니다.




이상한 현상 1 : OKR의 합집합화


이상하게도 제가 PO로서 관리하는 목적조직(이하 스쿼드)의 OKR 이 점점 비대해지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다른 속성을 지니는 목적들을 하나의 스쿼드에 묶다 보니 단순히 개수만 많아질 뿐 아니라 추상화 레벨이 더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가령 무료체험 전환율을 1.5배 높인다 라는 목표를 잡았던 예전과 다르게, 새로운 매출 창구를 마련한다 와 같이 더 상위 개념들을 목표로 잡게 되었습니다. '구독 수익화'로 시작했던 스쿼드는 점차 '광고 수익화'를 커버하게 되었고, 중국 안드로이드 진출도 담당하게 되었지요. 나아가 친구초대, 출석체크와 같은 기능 출시도 도맡게 되었고 '바이럴 계수'도 담당하게 되어 여러 바이럴 프로모션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분기 단위로 늘어나던 도메인들

목적이 많아짐에 따라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매 스프린트 단위로는 하나의 목적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스쿼드 운영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만, 사실 함께 달리는 동료들이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지쳐 갔습니다. 물론 당시 부족한 리소스를 고려하여 높은 우선순위에 맞춰 나름 목적 개수를 최대한 줄였던 것이기도 하고, 제 욕심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조금 더 달려보려 했던 것인데 - 생각보다 이 현상이 오래 지속되었던 것이지요. 특히 이러한 추가 프로젝트성 과업들은 저 개인에게 콘텍스트가 많기 때문에 다른 PO에게 위임하는 것이 어려웠고요. 


이러한 현상 해결을 위해 저 개인이 책임지고 있던 여러 프로젝트들을 이제 특정 스쿼드에 합쳐 놓지 않고 별도로 빼내어 일종의 개인 별동대처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저를 대신하여 기존 스쿼드들을 운영해 줄 수 있는 PO분들이 새로 합류해 주신 덕분에 가능한 의사결정이었습니다. 이제는 스쿼드 멤버들이 하나의 목적에만 잘 집중해서 달릴 수 있기에 더 효율적으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스쿼드 매니징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프로젝트 완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고요. 


KR도 많고 Objective도 많았던 지난 날들



이상한 현상 2 : 여러 팀 관리 


담당하고 있던 하나의 팀 내에 여러 목적이 섞이는 현상과 별개로, 제가 한 팀이 아닌 여러 팀을 매니징 하는 현상도 오랜 기간 지속되었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수익화 스쿼드 하나만 담당하였었는데, 반년 정도 지나고는 오가닉 그로스 팀을 새로 꾸려 약 1년간 오가닉 유저 획득과 관련한 그로스를 병행했었죠. 이후 마케팅 그룹으로 이관을 한 후에는 수면 기능 쪽으로의 여정 확장 TF를 병행하였고 이 또한 1년 정도 병행하다가 새로운 PO분을 채용하며 넘겨드렸습니다. 이후에도 CRM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대행사와 함께 1년 정도 운영했고, 제품 코어를 탄탄히 만드는 TF도 신설했다가 새로운 PO분을 채용하여 넘겨드렸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돌아보았을 때 단순히 Product Owner 역할을 수행했다기보다는, 메타몽처럼 조직의 필요에 따라 그 역할이 유연하게 변모했다고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저 스스로 PO라는 타이틀이 잘 안 맞는다고 느껴질 때도 많았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오랜 기간 얕게 지속되었었는데 이번 CoS로의 타이틀 개편으로 그 혼란이 해소된 셈입니다. 



새롭게 달라지는 부분 2가지 


그럼 실무상에서의 변화는 딱히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다소 '애매하게' 해당 역할이 이어져왔다면, 이제는 '명확하게' 해당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는데요, 이에 따라 2가지 큰 변화 지점들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romanceip.xyz/chief_of_staff/


1. 팀 간 경계를 넘나듦


지금까지는 Product Owner라는 타이틀로 여러 역할을 수행하였다 보니 아무래도 Product 범주를 넘어설 일이 없었습니다. 공식적으로 CoS라는 타이틀을 달게 됨에 따라 이제는 Product을 넘어서 Business 또는 Culture 쪽으로도 제가 기여할 부분을 찾아 기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속에 대한 제약 없이 자유로이 어느 역할이든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고 매일 자유 분방하게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분기 단위로 달라질 예정입니다. 가장 기여가 필요한 영역 (Product, Business, Culture)을 대표와 논의/판단하여 분기 단위의 CoS 만의 OKR이 도출되는 것이지요.


2. 대표 및 C 레벨의 권한을 위임받고 대표를 지원함


지금까지도 대표, CPO의 역할 중 일부를 위임받아 수행하곤 했었습니다만 이는 마치 '예외'처럼 생각되곤 했습니다. 이제는 특정 영역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위임이 되어 대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제품 전략, 조직 운영 전략, 전사 OKR 세팅 및 팀 간 조율 등이 그 예시입니다. 이 외에도 대표 및 C 레벨의 리소스가 더 임팩트 있는 곳에 집중될 수 있도록 위임받을 수 있는 업무들을 유연하게 위임받아 진행할 예정입니다.





요컨대 우리 조직 내 CoS의 탄생은 암묵적으로 존재해 오던 애매한 역할들을 하나로 묶어 명시적으로 재정의하며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본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속한 조직에도 이런 애매한 역할을 수행하는 동료가 있을 텐데요, Chief of Staff, CEO Staff, Biz-Ops 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타이틀을 고안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관성적으로 존재해 오던 여러 혼란과 비효율들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간 존재해 온 여러 혼란과 비효율들이 본 변화를 통해 해소되길 고대해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난티에서의 PO 워크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