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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Oct 20. 2024

딜라이트룸 원칙의 탄생

건강한 조직 문화의 첫 단추, 조직의 가치관 정립하기  

'조직 문화'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요즘 모두들 잘 알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조직 문화가 필수적이죠. 아마존에서도 뛰어난 전략보다 탄탄한 조직 문화를 더 우위에 놓는다고 하더군요. 뛰어난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 건 사람인데 그 사람이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갖춰질 환경이 곧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간단한 논리죠. 


문제는 그 조직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냐는 것입니다. 저희 딜라이트룸도 저희만의 특색 있는 조직 문화를 오랜 세월 갖춰 왔습니다. 갖춰놓고 보니 지금의 형태를 띠는 것이지, 처음부터 이런 그림을 디테일하게 그려온 것은 아니었어요. 애초에 문화라는 것 자체가 구성원들의 색깔을 다채롭게 섞어서 구성하는 것이고 조직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모하는 것이니 만큼 '답정너'로 접근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닌 것이지요. 


그럼에도 마치 우리 인생의 '가치관'처럼 잘 변하지 않는 (물론 큰 사건 사고를 통해 변할 수도 있습니다.) 굵직한 방향은 정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조직 문화는 출발합니다. 이를 '핵심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딜라이트룸도 크게 변하지 않는 가치관(문화적 방향성)이 존재해 왔고 구성원들의 이런저런 피드백을 기반으로 탄탄해지고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멤버 수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구전(口傳)의 효능이 약해졌고, 간혹 역효과를 내는 경우(오해와 와전 등)도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슬슬 건강한 조직 문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되는지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심플한 핵심 원칙 만들기 


1. 핵심 키워드 도출

저희만의 가치관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유연한 조직답게 조직 내 여러 가치(Value)들을 중요히 여기며 제품과 조직을 꾸려왔지만, 이제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추려내야 했죠. 저희 조직의 '성공'을 가정하고, '우리는 어떤 문화적 특성 덕분에 성공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존재하지 않던 원칙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던 것들을 우선순위에 맞춰 정돈을 하는 것이라 그런지 바로 술술 여러 가치들이 나오더군요. "우리 딜라이터들은 ~하게 행동한다. ~하게 사고한다."라는 프레임을 놓고 물결에 들어감직한 키워드들을 뽑아냈습니다. 


2. 키워드 문장의 재구성

키워드들을 처음에는 명사의 형태로 나열했었다가 동사의 형태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동사의 형태로 문장을 구성하는 것이 더 입에 잘 붙어서 평시에 자주 인용되기 쉽더군요. 여러 버전 중에 수많은 원칙들을 두 개 이상씩 버무린 버전도 있었는데요, 이는 문장이 길어지면서 직관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최대한 간결하게 압축하였습니다. 


3. N차에 걸친 문장 퇴고 

논의를 오랜 시간 하다 보면 점차 가치 A와 가치 B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지고, 현재의 버전이 꽤나 괜찮게 느껴지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그렇게 얼추 마무리되는 것 같았지만, 다음 회차 논의 시간에 다시 살펴보니 여전히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 어떤 논의 보다도 무형의 가치에 대해 깊게 논하는 것이고, 또 전사에 중요한 임팩트를 끼치는 사안이기에 맑은 정신상태, 높은 집중력을 확보한 때에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출처 : https://team.alar.my/1073c341-ddd7-8020-9096-d4819deb506b

그렇게 저희의 딜라이트룸 원칙(Delightroom Principle)이 완성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렛츠 딜라잇(Let's Delight)이라는 가칭을 붙였었습니다만, 보다 공식적이면서 직관적인 단어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딜라이트룸 원칙'으로 명명하였죠. (대신 렛츠 딜라잇을 부제로 쓰기로 하였습니다.)


만들어놓고 보니 이 한 장의 문서에 평소 딜라이터의 모습들이 잘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품 조직의 VoC 미팅 문화, SDD (Support Driven Development) 문화로 대변되는 첫 번째 원칙부터, How 보다는 Why에 강하게 집착하는 문제 정의 중심의 기획 문화, 컴포트 존 (Comfort Zone)을 벗어나 성장을 추구하는 성장 중독 문화, 렛츠고! & 오케이!로 대변되는 파워 긍정 문화 등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원칙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건강한 조직 문화의 두 가지 열쇠 
- 심플한 핵심원칙 : 이번 글
- 꾸준한 메커니즘 : 다음 글 


핵심 원칙을 갖춘 이후에는 이것들 조직 내 구석구석에 잘 녹아들게 만드는 메커니즘 구축을 필요로 합니다. 조직의 실질적 모습과 동떨어진 핵심 원칙은 핵심 원칙이 아니게 되니까요. 다행히 저희는 일상 중 대부분의 면면들에 이미 저희 원칙들이 잘 녹아 있습니다. 사실 이미 잘 녹아져 있는 일상 모습들에서 역으로 핵심 원칙들을 추출해 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핵심 원칙을 무(無)에서 새로 만들어냈다기보다는 기존의 현상들에서 추출해 낸 셈이었죠.


하지만 저희 원칙에도 나와있듯이 저희는 항상 더 좋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고 시도합니다.(Always Strive for a Better Way ) 익숙함에서 벗어나봐야 그제야 그전에는 알지 못했던 큰 성장이 따라오기 때문이죠. (Grow beyond Comfort)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핵심 원칙이, 어떻게 하면 더 임팩트 있게 우리 퍼포먼스에 기여할 수 있을까?


그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서 다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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