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의 내가 이번 주를 돌아보면 뭐라고 할까요?
3년 전 어느 날 제가 아끼는 후배가 대뜸 제게 물었습니다.
"이번 주 어땠어? 만족스러운 주였어?"
음.. 생각보다 무탈했고, 그럭저럭 평온하게 보낸 것 같았습니다.
"응, 뭐 그랬던 것 같다. 괜찮았어."
그러자 그 후배는 아주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어 물었습니다.
"그랬구나. 오늘의 오빠는 이번 주가 만족스러웠구나. 그럼, 3년 뒤의 오빠가 오늘을 돌아보면, 만족스러웠다고 할 것 같아?"
같은 질문을 말장난처럼 재조립해서 다시 묻는 정도라고 생각했으나,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메시지가 갖는 깊이와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금세 대답을 했죠.
"아니, 아주 별로였다고 할 것 같아. 한창 달려야 할 시기에,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평온함 속에 안주하며 뒤쳐지고 있다고 잔소리할 것 같아."
"오... 그럼 오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일 수 있어."
그렇게 저는 평온하게 잘 다니고 있던, 너무 평온해서 한동안 이렇다 할 성장이 없었던, 하지만 너무 아끼고 애정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표면상의 불평이나 불만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냥저냥 잘 다니고 있다는 착각에 뒤엎여 있던 제가, 후배의 질문 한방으로 켜켜이 쌓여있던 껍질을 벗겨내고 제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특별한 번뇌도 없었습니다. 그냥 "아 맞네. 퇴사하는 게 맞네."라는 결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과감한 이별을 택한 덕분에 그 해 저는 큰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관련 글 - 회고 2021 : 도전(Challenge) : 3곳에서의 PM 생활, 그리고 부동산 매매)
그리고 실제로 3년이 지났고, 오늘의 제가 3년 전 그날의 저를 돌아보면 똑같은 말을 할 것 같더군요.
'한창 달려야 할 시기에,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평온함 속에 안주하며 뒤쳐지고 있네. 얼른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그때부로 저는 습관적으로 제가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이번 주 만족스러웠나?"
"3년 뒤의 내게 물어봐도 이번 주 만족스럽다고 할까?"
다행히 지금까지는 두 질문 모두 YES였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미 수많은 의사결정 순간에, 당장의 편익/만족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최적의 선택지를 고르는 버릇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제가
요즘 들어 두 번째 질문에 대해 YES라는 답을 시원하게 뱉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YES 이긴 한데, 뭔가 잔소리가 더 붙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어 너 잘하고 있는 게 맞긴 한데, 이렇게 하면 좀 더 나았을 것 같아."
큰 틀에서의 변화보다는, 작은 틀에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게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만, 너무 늦기 전에 찬찬히 찾아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주 만족스러우셨나요?
만약 그렇다면, 3년 뒤의 내가 이번 주를 돌아보면 뭐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