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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phan Seo Jan 22. 2022

회고 2021

도전(Challenge) : 3곳에서의 PM 생활, 그리고 부동산 매매

원래 새해는 늘 마음이 무거웠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는 무거운 마음가짐에 대한 소회는 작년에 한차례 정리한 바 있다.

월요병 아닌 새해병 - 1월 2일이 월요일이었다면 정말 힘들었을거야
매해  과부하가 더해지는 것에 비해 체감 효용의 증대는 줄어들기 때문에 새해가 오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다는 글


그런데 올해는 그리 무겁지만은 않다.


맞이하는 2022년에 예정되어 있는 삶의 과제들이 예년보다 무겁지 않으리라는 팩트(Fact)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그 이상의 새로운 무언가를 구태여 덧대지 않으리라는 강한 마음가짐 (Mind set) 덕분이기도 하겠다.


2021년, 삶의 부단한 변화를 추구하는 나일지라도 버겁디 버거운 변화로 점철된 이 1년을 주요 키워드로 돌아보고 회고 포인트를 정리해본다.



1. 회사


무려 3개의 회사를 다니다.


3년을 다녔던 버즈빌을 3월 말 눈물을 머금으며 퇴사하였고, 그 과정이 심적으로 쉽지 않았다. 3년이라는 시간은 항상 '익숙함에 대해 재조명해보고 새로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인 것 같다.

퇴사 후 심사 숙고 끝에 나름 큰 도전의 결심이었던 새 스타트업은 아이러니하게도 3개월만에 그만 두었다.

짧다면 짧지만 새벽 3시 넘어까지 야근하는 나날들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회고 포인트가 수두룩했던 기간.

그리고 이직한 알라미 - 등잔 밑이 어두웠다는 표현과, 새옹지마라는 표현이 떠오르는 '알라미로의 이직'

총원 20명이 안되는 소수 조직에, 1년 전 내 소개로 입사하여 잘 다니고 있던 2명의 동료, 그 외에 대표를 포함하여 업계 친한 지인만 3명이 더 있었으니, 돌고 돌아 알라미로 안착한 것은 몇 번을 생각해봐도 신기하다.


결국에 남는 건 사람이다.


커리어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도전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로운 조직 내에서 요구되는,  역량에 대해 끊임없이 증명하느라 고생했고, 과정에서의 업무적 성장 보다도 메타인지에 기반하는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일궈낸 것도 뿌듯하다. 허나  모든 것들은, 고난을 함께 해쳐나가는 동료, 곁에서 뼈있는 조언을 해주는 동료, 또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동료들이 없었다면  하나도 이룰  없었던 것들이다. 돌아보면 새로운 만남과 이별,   사이에서의 수많은 도전  추억들을 시시각각 빼곡하게 채워준 사람들이 가장  수확이 아니었나 싶다. 우여곡절 끝에 도달한 알라미도 결국은 그간의 인연이 가교역할을  셈이니.


2. 직무


서로 다른 제품의 PM 을 경험하며 내게 맞는 프로덕트를 찾다.


버즈빌 - B2B 제품으로서 '파트너사의 입김의 세기'가 곧 우선순위가 되던 인앱 광고 수익화 제품(SDK).

빠른 손과 발로 수많은 Operational 한 업무들을 문제없이 딜리버하고, 쌓여가는 백로그들을 처리하며, 다양한 이해관계 부서들이 모두 한 페이지 위에 놓이게끔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라 바빴다. 그럼에도 애드테크 도메인 전문성을 기반으로 나름 문제 정의를 하며 제품의 개선을 위한 고민을 함께 병행하던 시기.


피플펀드 - B2C 제품이지만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기에 다른 한편으로는 B2B 성향이 강했던 P2P 금융 서비스 앱(APK). 금융 당국의 정책 하에 움직여야 하고, 전혀 정돈되지 않은 사업 부서의 우선 순위를 탑다운으로 처리하느라 매일 매일이 긴급상황이던 시기. - 매일 '당일에 주어지는' What 만 빠르게 딜리버하는 것이 중요했고, 리더진과 실무자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중재하느라 바빴다. Product Manager 의 느낌 보다는 Project Manager 느낌이 강했던 시기.


딜라이트룸 - B2C 제품으로서 유저들의 앱 사용성이 곧 매출로 이어지는 유틸리티 알람 앱 (APK)이자 나아가 모닝 웰니스 서비스로 거듭나는 중인 앱. 광고 매출과 구독 매출을 견인하는 '유저'들의 목소리와, 앱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팩트 있는 백로그를 직접 생성하고 실험 및 분석하며 제품을 성장시키는 경험 속에서 그로스란 무엇이고, 애자일이란 무엇인지 절절히 느끼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서로 다른 PM 경험이 있기에 더 입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이는 한번 글로 정리한 바 있다. Product Manager 직무에 대한 고찰

입사한지 만 1개월이 지나고 돌아본 소회를 담은 글

첫 3개월의 적응 기간을 마치고 이어서 맞이한 3개월간 내게 딱 맞는 제품을 찾았다는 것을 방증이라도 하듯, 직무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다루는 글을 총 3편 작성했다. 2022년에도 인사이트 넘치는 글을 계속해서 작성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직무 상에서 유의미한 가설 검증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을 예정이다.

앱 구독 수익화 시리즈 연재 중 !


3. 서울 내집마련


영혼까지 끌어모아 전 재산을 쏟는 경험을 하다


커리어 관련 고민들은 스트레스가 지나치게 커져도 '사실 뭐 인생에 큰 영향 끼치는 건 아니지' 정도의 마인드 컨트롤로 멘탈을 다스릴 수 있었다. 헌데 전 재산을 쏟아 마련하는 아파트 매매 경험은, 자칫 잘못하면 정말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잔금을 치르는 날, 학창시절의 노고부터 떠올랐던 것만 봐도 - 얼마나 중대한 사건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워낙 회고 포인트가 많아 별도의 시리즈물로 정리한 바 있다.

부동산 매매 너무 어려웠어...


사실 위 3개 글은 '부동산 매매' 라는 주제만을 다루고 있다. 온 집안을 뜯어고친 '인테리어 프로젝트'도 정말 값졌고, 3개월간 60 명이 넘는 인원이 다녀간 '집들이 프로젝트'도 회고 포인트가 많다. 그 모든 과정에서의 수많은 레슨 중 단연 하나를 꼽자면 역시나 '사람이 전부다.'


그 외에도...


의도하진 않았으나 내가 원하는 취미 생활을 원없이 했다. 1년간 매주 토요일 테니스를 쳤고, 2주 한번 꼴로 농구를 했으니, 약 40 회의 테니스와 25 회의 농구를 한 셈이다. 게다가 12월 초부터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공사가 다망한 시기임에도, 그것이 건강한 스트레스였던 것인지 리프레시를 위한 취미 활동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던 것 같다. 글쓰기도 바쁜 와중에 12편을 작성했다. (2020년에 23편 썼던 것은 새삼 대단하다..) 올해도 월에 한편씩은 쓸 수 있도록 해야지.




2021년의 키워드는 도전이었다. 인생은 늘 도전의 연속이라지만, 유독 큰 도전이 많았던 한해였다.

2022년의 키워드는 집중이다. 여러 도전의 끝에 안착한 지금의 삶에 집중하여, 옹골찬 결실을 진하게 내고 싶은 해이다.

아, 그리고 건강도 함께 챙기는... (기름진 식사와, 액상과당 그리고 술을 줄이는 한해)


서른 한살의 올해도 화이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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