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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히 Nov 19. 2016

너의 온도

사진 출처 : 이은주

너의 온도는 

입술과 맞닿은 라떼의 따뜻한 첫 모금이었을까.

조금은 뜨겁게 느껴지는 아메리카노였을까.

아니면 얼음이 가득 채워져 있는 아이스커피였을까.


너의 온도는

겨울날 호호 불며 먹는 뜨거운 어묵이었을까.

조금은 따끔거리게 넘어가는 어묵 국물이었을까.

아니면 누군가 먹다 남기고 간 포장마차 구석에 있는 붕어빵이었을까.


그리하여 나는

네가 뜨거웠다가 

따뜻했다가 

차가웠을까.


그리하여 나는 

뜨겁게 눈물을 흘리고

차갑게 돌아서야만 했을까.


그리하여

너의 온도는 

식어버린 커피 

유행 지난 개그 

저녁 7시 반과 여덟 시 사이

그 어디쯤.


그리하여

한없이 따뜻했고 

무섭게 차가웠던 

너는 어디로 갔고 

이도 저도 아닌

미적지근한 

너의 온도만 

내게 남아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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