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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히 Jan 03. 2017

발끝의 당신

사진출처 : 정승희

촤르르 싸아

촤르르 싸아

거대한 바다의 끝이

내 발 끝 앞에서

흩어진다


일정하게,

그러나 넘치지는 않게

내 발끝에서

하얀 바다의 조각들이

부서진다


한참을 그렇게

바다의 물결들은

나의 발끝까지 왔다가

사라진다


여기까지가

너와 나의 사이라는 듯

거기까지가

너와 나의 거리라는 듯


너를 잊으려

땅의 끝까지 왔으나

바다의 끝을 보니

네 생각난다


어김없이

부질없이

속절없이


나는 네게 늘 넘쳤으나

너는 한 번도 넘친 적이 없는

짝,

사랑


넘치는 마음을 표현해 볼까

너의 단단한 울타리를 넘어볼까

생각을 여러 번

생각만 여러 번


하얀 거품처럼

흩어질까봐

부서질까봐

끝내

사라지고야 말까봐


땅의 끝에서

바다의 끝을 보면서

너를 잊지도

네게 달려가지도 못한 채

서성거린다


촤르르 싸아

촤르르 싸아

삐져나온 바다의 물결 하나가

발목을 적신다


발목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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