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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

by 서로를 우연히

후- 하고 내쉬는 짧은 한숨에 두둥실 떠오른 민들레 홀씨는

바람을 타고 먼 길을 날아 어딘가에 사뿐히 내렸다.


솜털같이 작고 가벼운 홀씨의 여정은

잘하려 애쓰는 마음이 오히려 독이 되는 듯해

힘을 빼고 흐름에 삶을 맡기는 나의 요즘과 겹쳐 보였다.


모든 일에 나보다는 우연이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이 또한 맞는 길을 고른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 어디가 되었든 그게 뭐가 중요할까,

결국엔 운명이 이끄는 곳에서 탄탄한 뿌리를 내리고

새로이 꽃 피우게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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