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홍 Nov 07. 2021

축구가 너무 하고 싶어서 눈물이 났다

30대도 축구 시작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왔던 ‘축구 세포’가 깨어났다.


김혼비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성인 여자도 축구를 하는구나 알게 됐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주말에도 근무를 하는 일을 하고 있고, 평일 근무도 일정하지 않으니까 제대로 취미 생활을 한다는 게 무리이고 욕심인 것 같아 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축구를 좋아하는지 확신이 없었다. 축구를 챙겨보지도 않고 아는 축구 선수도 몇 없다. 2002년 월드컵 남자 축구 선수들과 손흥민 선수 정도다. 부끄럽지만 위대하신 지소연 선수를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


내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축구에 이렇게 관심이 없는데 축구를 해도 될까. 뭔가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전문 용어도, 룰도 아직 사실 잘 모른다.


‘축구 세포’가 프라임 세포가 된 건 <골 때리는 그녀들>에 빠지고 나서부터다. 불나방FC를 보고 ‘40대들도 축구를 하네? 어 그런데 심지어 잘하네?’.


가슴이 쿵쾅거렸다.


‘어? 이거 잘하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당장 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축구를 할 수 있을까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축구에 ‘진심’이 되어버려서 주체가 안됐다.


그런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거리두기 때문에 제약이 많았다. 근무 시간이 뒤죽박죽이라 좀처럼 적당한 축구 클래스를 찾지도 못했다. 이러다 축구를 아예 못하는 게 아닐까 불안하고 초조했다. 답답한 마음이 커져 눈물까지 차오르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열정적이라고? 뭔가에 몰두하고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느낌은 진짜 진짜 오랜만이라 그런 내 모습이 나조차 어색했다.


방법을 찾다 찾다 혼축을 시작했다. 그렇게 축구가 내 인생에 불쑥 들어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