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선 모두가 '무스펙'
우리는 왜 이곳에 모였을까.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도, 직업도 다른 여성들이 공을 차기 위해서 운동장에 모였다. 운동장 안에서는 나이도, 직업도 무의미하다. 성별도 그렇다. 내가 사회에서 가정에서 누구든 그저 우리는 축구인이다.
“축구를 왜 하게 된 거예요? “
축구를 시작하게 되면 제일 많이 듣는 질문. 그리고 함께 공을 차는 누군가에게 꼭 하게 되는 질문이다. 이 세계에서는 이 질문에 답하는 게 일종의 자기소개가 된다.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굳이 굳이 이 운동장에 모인 사연도 제각각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이유가 어찌 됐든, 어떤 마음을 품고 왔든 공을 차고 싶다는 거다. 바쁜 시간을 쪼개 쪼개 운동장에 나올 만큼 우리는 축구를 하고 싶은 욕망을 주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 다른 이유로, 각자 다른 사연을 안고 운동장에 간다. 어느 대학교 학생, 어느 회사의 직원,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오직 그냥 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