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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Oct 19. 2022

나는 종이신문을 봅니다.

나는 종이신문을 봅니다.



꼰대나 보는 종이신문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종이신문을 다시 구독 시작한 게 이제 2년이네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 지하철마다 무료 가판 신문(메트로, 포커스 등)이 온 천지를 뒤덮었던 때도 있었는데... 참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ㅋ


제가 처음으로 종이신문을 보게 된 것은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입니다. 



'中央'이란 글자가 기억나고, 세로로 글자가 배열되고 한자가 수두룩했던 그 신문의 냄새는 아직도 잊혀지질 않네요. (지금은 한자도 없고 가로읽기라 참 편하지만)


멋도 모르고 사설을 읽었던 기억도 있고, 뭔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그냥 읽었던 기억이 많습니다. 지금처럼 홍수처럼 정보가 쏟아지던 시절이 아닌지라, 그것에 의존하고 그것만을 믿었던 사람들이 많았었기에 언론의 사명감은 꽤 높았으리라고 혼자 생각했었지요. 참 여론을 호도하기 쉬웠던... 그것이 전부가 아니란 걸 알게 된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지만요. ㅋㅋ


지금은 '기레기' 소리를 들으며 비즈니스맨과 저널리스트 그 중간 어디쯤에 서 있고, 누군가의 클릭질을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고자 서로 '경쟁'하는 사이가 됐지만, 그래도 몇몇 언론사는 정론의 사명감을 지키고자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



오랫동안 디지틀 뉴스를 탐독하던 제가 종이신문을 다시 구독하게 된 것은 멍해지는 머리에 윤활유 좀 쳐보자는 것인데요. 기름기 없이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 지겹기도 했고, 휴대폰 및 인터넷 뉴스에 익숙해지다보니 머리 회전이 잘 안 되더군요. 글도 하도 안 쓰니, 글빨도 안 살아나고... 매일 실행에 옮겨야 페스츄리처럼 겹겹이 경험치가 쌓이는 건데 말이죠. 


그래도 신문을 읽자면, 한 올 한 올 울샴푸에 살아나는 스웨터처럼 
옛 기억이 자꾸 떠오르고 느낌도 살아납니다.



같은 활자라도 느낌이 다른 느낌? 책을 읽으면 되겠지만, 연일 노곤한 몸을 이끌고 일어나면 책 한 권의 묵직함이 부담이 될 때도 많아서요.


어찌보면 가볍게 활자를 접하고,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으레 습관처럼 읽어내릴 수 있는 즐거움 정도? 뭐 그 정도. 뭔가를 읽어야 한다는 강박의 해우소랄까?



...



몇 달 전부터는 아들에게도 '소년중앙일보'를 권하고 있죠. 이제 10살인데 거의 읽지도 않고 버리기 일쑤지만, 습관이 중요하니까요. 과거보다 어린이 신문의 질은 좋아졌는데, 내용이 어려워졌더군요. 그래도 일단 읽으라고. ㅋㅋ


한 때 논술붐이 일었을 때, 신문 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는데요. 저는 그것이 꽤 효과적이라고 믿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상식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저의 주문도 있지만, 의식의 여부는 결국 Input으로 결정되는데, 그 기준점이 결국 '세상이야기'잖아요. 


여기 브런치처럼 말이죠.


매일 아침 우유 배달처럼, 매일 새것을 접할 수 있는 게 많진 않죠. '뉴우스'니까요. 낡은 휴대폰으로 보는 뉴스보다 짙은 잉크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아요.



...



왜 중앙일보를 보냐고 묻는다면, 제가 처음으로 읽었던 신문이 그것이었어요. 신문 판형이 타사보다 작은 것도 마음에 들긴 하지만, 웬지 모를 익숙함? 정치색을 떠나 큰 이유가 없어요. 


과거보다 오피니언이 대폭 확대되어 별로 읽히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느낌이 좋아요. 제가 근무했던 신문사 신문은 보지 않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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