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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찬 Aug 10. 2022

모순되는 말 & 신비한 말(곳에 따라 소나기 등)

모순되는 말 & 신비한 말



▶곳에 따라 소나기

아주 오래 전부터 날씨 뉴스를 보면서 느낀 것.

'곳에 따라 소나기'

기상청에서 만들어낸 것인지, 보도국에서 만들어낸 것인지 모를,

정말 시의적절한 멘트.

어디선가 날아올 항의의 화살을 교묘히 피해갈 완벽한 문장.

요리조리 피해가는 가상의 일본인 '비 사이로 막가'보다 더 잘 피해가는 말.


난 이 말이 가장 무책임한 말이며,
책임 전가성 멘트의 최고라 생각한다.



▶힘 빼고 운동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운동은 힘을 줘야 하거늘, 힘을 빼고 운동하라니.

운동 좀 해본 사람은 안다.

이 말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것인지를.

골프, 야구, 축구 등 구기 운동은 특히 더 그렇다.

골프를 예를 들면, '폼'이 가장 중요해서 레슨도 받고,(다른 운동도 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함) 독학으로 폼교정에 나서기도 하지만 결국 오랜 '평타'를 벗어나는 방법은 '힘 빼고 스윙'하는 것이다.

힘 빼고 운동하는 사람들은 다 고수라보면 된다.

그들은 거기까지 힘을 빼기 위해 얼마나 힘을 줬을까.


인생도 너무 힘을 주면 될 것도 안 되더라.



▶발이나 닦고 잠이나 자.

왜 발이나 닦고 잠이나 자라는 말이 나왔을까?

궁금하다. 궁금한 건 못참는다.

결국 찾아낸 건, 오랜 옛날 농사 일을 마치고 발이 더렵혀진 상태로 귀가한 이가 있었는데, 어무이가 아무말 대잔치로 잠시 여유를 부리는 이에게 한 마디 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러운 발이나 씻고 어여 잠을 자라고 했던 것.

그래야 내일 일찍부터 또 일을 할 수 있다는 뭐 그런.



▶값 싸고 좋은 건 없다.

저렴한, 아니 값싼 제품, 혹은 값싼 음식 중 좋은 것 봤는가.

그런데 수 많은 기업들의 마케팅 혹은 그 수단을 보면 핵심 요지는

'가성비 좋다', '값싸고 좋다'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이런 경제 상황에서는 '가성비'가 곧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

물론 명품은 제외.

특별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지 않은 제품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난 생각한다.

값싸고 좋은 건 없다라고.

1회용품이 아닌데, 1회용품이나 소모품 정도로 사용되는 제품도 부지기수.

싼 맛이 한 번 쓰고 버릴 요량으로 구입하게 되는 쇼핑몰 제품들.

그런데 인간은 계속해서 싸고 좋은 것을 찾는다.

가끔 값싸고 좋은 제품을 만나는 건 운이 좋거나,

새로 사업 시작하는 사장님의 홍보 목적이거나,

좋은 제품을 홍보하지 못해 박리다매하는 덤핑 제품이거나다.

언젠간 '값 비싸고 좋지 않은 물건'을 만날 날도 오겠지.



▶남바, 멤바, 키카, 밤바, 에아, 쇼바

이 말의 뜻을 아는 분이라면, 대략 45세 이상이다.

그 옛날 어르신들이 했던 말을, 내가 가끔 쓰는 걸 보니 나도 늙어가나보다.

외국인은 절대 못알아들을 외래어.

'버내너'도 '바나나'로 말하는 것처럼,

이들도 언젠가는 표준어 근처에 가지 않을까라는... 이상한 생각.

정겹다. 이런 단어 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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