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자존감이 낮으면 어떻게 하지?
내가 잘 양육하고 있는 게 맞나?’
지난 5월, 육아 교육전문가 ‘임영주 부모 교육연구소’의 임영주 박사님을 만나 "우리 아이의 자존감"이라는 주제로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Q. 박사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에서 부모 교육과 아빠 교육, 조부모 교육, 교사 교육을 하는 부모교육, 소통전문가 임영주 박사입니다.
Q. 부모교육연구소, 굉장히 생소한 연구소인데요. 부모교육연구소는 어떤 연구를 하는 곳인가요?
A. 부모교육연구소는 어떻게 하면 가정이 행복할까? 어떻게 하면, '아이를 행복하게 양육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연구소입니다. 즉, 부모님이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녀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부모교육은 꼭 필요한 것인가요?
A. 네, 필요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걸 본성이라고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해서 아이를 낳으면 예쁘고, 잘 키우고 싶은 것도 본성인데요. 많은 부모님이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잘 모르세요. ‘아이를 사랑하는 본성에 따라 키우겠어!’ 생각하실 수 있지만 본성이라는 건, 잘 다듬어지지 않은 감정이잖아요. 교육을 통해, ‘부모’로서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하고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모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오늘 인터뷰 주제가 ‘자존감’ 인데요.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자존심과 자존감, 두 감정 모두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데서 오는 마음이기 때문에 차이는 없다고 생각해요.
Q. 최근 한부모 가정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부모 가정환경이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까요?
A. 자존감 요소 중에 ‘안전감’이 있어요. 세상이 안전할 때 우리의 자존감은 높아지거든요. 만약에 우리 집이 불안해요. 그러면 자연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 요즘은,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혼 가정,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이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한부모 가정의 부모님께서 ‘한부모 가정’이라는 것을 힘들어하거나 아이에게 ‘한부모 가정’에 대해 계속 부정적으로 말하고 생각하게 한다면 아이의 자존감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어떻게 육아를 할 것인가’인데요. 아이가 집에 왔을 때 ‘집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해’ ‘나는 지금 사랑받고 있어’라고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 앞에서 매일 싸우고, 부정적인 말만 하는 양부모 가정과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한 부모 가정 어떤 가정의 아이가 자존감이 더 높을까요?
Q.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선,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는 보호자의 자존감도 높아야 할 텐데요. 보호자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A. 개인의 행복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에요. 저는 지금의 ‘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자존감은 본인의 몫인데요. 자존감을 높이는 요소는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것, 감사를 느끼는 것, 지금이 참 좋다는 걸 느끼는 것, 안 좋은 것 자꾸 꺼내고 들추기보단 본인이 행복함 느끼려고 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Q. 한 부모 가정의 경우, 아빠가 엄마 역할을 해야 하고, 엄마가 아빠의 역할도 함께 해야 하므로 부모님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기엔 힘들지 않나요?
A. 결핍을 인정하는 거예요. 한 부모로서 아빠의 역할, 엄마의 역할을 다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결핍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손해’ ‘보상’ 심리가 생기면서 내 마음속에 결핍이 생겨요. 인정하는 거예요. 내가 한부모라는 것을 내가 한 부모가 된 이유,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예요.
중요한 건, ‘내가 한부모가 된 것은 본인이 결정한 것이라는 것’과 ‘한 부모이기 때문에 양부모 가정보다 부족할 거라는 단정 짓지 않기’ 에요. 세상의 어느 부부도 완벽한 부부는 없어요. ‘둘이어야 완벽한데 나는 한 명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부족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 생각이 더 위험한 거거든요. 한 부모 가정이지만, 내가 최선을 다하면 그게 최선이거든요. 내가 부족할지 몰라도 내가 최선을 다하면 어느 가정보다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해주고, 상황에 맞게 아이와 함께 맞춰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 고민하고 계시는 부모님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아이의 자존감이 낮다고 규정하시기 전에, 아이가 잘못하는 부분을 ‘우리 아이는 자존감이 낮구나’라고 판단하시는 건 아닌지 먼저 생각해보세요. 자존감 낮은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믿지 못하거든요. 아이를 믿지 않으면서, 아이가 ‘난 못해, 난 그런 아이야’ 이런 태도를 보일 때 ‘엄마와 함께해볼까? 그럴 수 있어, 엄마도 못 할 때 있어’라고 말하면 아이의 자존감은 서서히 성장하거든요.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없습니다. 다만 지나친 ‘자기애’는 경계해야 한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 자존감 높아!’하면서 남을 무시하지는 않는지, 진짜 자존감 높은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소중하기 때문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조절감’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진짜 자존감 높은 아이입니다.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 2편에서는 자존감을 높이는 칭찬,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훈육법 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출처] 서울시교육청 블로그 '서울교육나침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