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제
– 청춘을 켜다, 나의 소망을 부르다 –
“이제,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대학가요제 무대,
고 신해철의 자녀들이 등장해 밴드 루시와 함께 노래를 마친 후,
MC 장도연이 부탁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마지막 한마디만 해주시겠어요?”
장녀는 마이크를 잡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 사실 제 기억 속에 아빠 팬분들을 우는 모습으로 많이 남아있거든요.
오늘 무대를 웃으면서 즐겨주셨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그 한마디가 내 눈물을 왈칵 터뜨렸다.
나는 조용히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신해철의 음악에 큰 감흥이 없던 아이였다.
대신 우리 집 장녀, 큰언니가 참 많이 좋아했다.
뭐든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 매주 그를 이야기했다.
나는 물끄러미 그런 언니를 바라보며,
‘어디서 저런 열정이 나올까’ 생각하곤 했다.
반대로 나는,
사는 건지, 버티는 건지
뭘 위해 하루를 보내는 지도 잘 몰랐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2025년 대학가요제 <청춘을 켜다>를 보며 울고 또 울었다.
청춘들의 열창,
소리를 토해내며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증명하는 모습.
아... 나는 저 나이 때, 저런 경험 한 번도 없었는데.
사실,
내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밴드 보컬이다.
나도 노래하고 싶다.
어설퍼도, 나답게, 목소리로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
그래서 조만간, 조금 뻔뻔하게 나를 소개하고
“저, 보컬 하고 싶어요.” 말해볼까 한다.
그땐 브런치 구독자 분들을 공연에 초대하는
그림 같은 상상도 해본다.
부끄럽지만, 꽤 진지하게.
가장 인상 깊었던 팀은 <어린이보호구역> 밴드였다.
그들은 이렇게 노래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맞다. 맞다. 정말 그랬다.
나도 바란다.
우리 모두, 우리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가
각자의 에피소드로 각자의 종착지에 도착하기를.
오늘, 당신은 어떤 노래를 따라 불렀나요?
청춘은 지나가지만,
꿈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