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이 너를 더 깊게 만든다
《상처가 남긴 선물》
“아픈 기억이 너를 더 깊게 만든다.”
사랑하는 딸에게.
아빠는 네가 살아온 시간 속에서 참 많은 상처를 견뎌왔다는 걸 안다.
친구의 부재, 자매의 부재, 부모의 부재, 직장의 부재, 그리고 관계의 부재까지.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너에게는 늘 결핍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 결핍 속에서 얼마나 외로웠을지, 얼마나 스스로를 다그쳤을지 아빠는 안다.
딸아,
삶이 너를 벼린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무관심, 시기, 질투, 배제 속에서
너는 상처를 입었지만, 그 상처 위에 너만의 단단함을 세웠다.
그건 결코 약함의 흔적이 아니라,
네가 살아 있는 증거이자 성장의 표식이란다.
아빠도 미숙했단다.
엄마도 그랬지.
언니들도, 그리고 세상 속 모든 사람들도
각자의 미숙함으로 누군가를 놓치곤 한다.
아빠로서, 지켜줘야 했던 존재를
너무 쉽게 흘려보낸 순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건 후회로 남았고,
그 후회가 오늘의 아빠를 만들었다.
딸아,
너에게 닿지 못한 손길 때문에
네가 얼마나 홀로 버텼는지,
그 외로움이 얼마나 컸는지 알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놓침 속에서 너는 ‘너로 사는 법’을 배웠지 않니.
아빠는 그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방임과 무관심을 견디며
스스로를 보듬는 법을 배웠고,
시기와 질투의 세계에서도
자기 자리를 잃지 않았다.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상처는 아프지만,
그 상처가 네 깊이를 만들어주었다.
그 덕에 너는 더 단단하고, 더 온전한 사람이 되었지.
아빠는 그게 자랑스럽다.
사람은 누구나 미숙하게 사랑하고, 미숙하게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미숙함을 탓하기보다,
그 안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다시 세우느냐란다.
너는 그것을 해낸 사람이야.
딸아,
이제는 네가 그 상처를 원망이 아니라 감사로 바라보길 바란다.
상처가 네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네 뿌리를 단단히 내려주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아빠는 안다.
그 모든 아픔이 결국 너를 ‘너답게’ 만들었다는 걸.
누구의 그림자에도 기대지 않고,
온전히 너로서 서는 법을 깨달은 딸.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느냐.
딸아,
상처가 남긴 건 흉터가 아니라 너의 ‘깊이’다.
그리고 그 깊이만큼,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오늘도 아빠는 네가 자랑스럽다.
네가 아파한 만큼, 네가 단단해진 만큼
아빠의 마음에도 빛이 난다.
언제나 네 편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