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 한 조각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들
"이건, 멜로디가 나왔다 안 나왔다 하네"
크리스마스를 맞아 작은 교회 오르골을 샀다.
은빛 가루가 천천히 흘러내리고, 따뜻한 조명이 안쪽을 비춘다.
멜로디가 흐르고, 반짝이가 춤추는 순간—
이 작은 장난감이 집의 성탄절이 되었다.
아이도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엄마, 근데 이거 멜로디가 나왔다 안나왔다 하네.”
나는 순간 고장인가 싶어 눈살을 찌푸렸다.
습관이다. 문제를 먼저 찾는 습관.
아이의 세계에는 그런 실용주의가 없다.
‘아, 그냥 이 리듬이 신기한 건가.’
나는 스위치를 가볍게 끄고 켰다.
“이렇게 하면 다시 나와.”
아이는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오르골 앞에 앉았다.
흘러내리는 은빛 가루를 보며 숨을 고르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공연처럼 바라본다.
그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삶이 조금 가벼워졌다.
어쩌면 우리는,
멜로디가 안 나오는 순간을 너무 두려워했던 건 아닐까.
어쩌면 끄고 켜면 되는 일들인데.
오르골 속 반짝이가 천천히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