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 대하여
과연 있을까.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
비슷한 단어를 고르는 사람 말고,
같은 어휘를 사용하는 사람 말고,
같은 온도로 말하는 사람들.
같은 언어를 쓴다는 건
생각이 같다는 뜻이 아니다.
의견이 같다는 뜻도 아니다.
그건 아마,
말을 던질 때의 조심스러움이 닮아 있고,
침묵을 대하는 태도가 닮아 있고,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방향이 같은 상태일 것이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크게 말하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여백을 남기고,
굳이 증명하려 들지 않는다.
그 유대는 소란스럽지 않다.
연대라는 말보다 조용하고,
공감이라는 말보다 느리다.
그래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있다.
말을 아끼는 방식이 닮았고,
다치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두는 법이 닮았고,
상처를 위계로 삼지 않는 태도가 닮았다.
나는 그 언어를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뜨겁지 않아도,
격렬하지 않아도,
오래 유지되는 형태의 사랑.
같은 언어를 쓴다는 건
결국 누군가를
자기 증명의 도구로 쓰지 않는 일이다.
상대를 통해
자신을 높이지 않는 태도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충분하다.
그 언어를 닮은 사랑은
조용히 곁에 남아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머물러 준다.
그리고 그것이면 된다.
“같은 언어를 쓴다는 건,
서로를 다치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일이다.”
#같은언어를구사하더라도 #정반대인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