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엄마가 더 부족하네
아이가 다독여주는 삶
한동안 아침이 엉망이었다.
집 앞 병원 주차장 공사로
골목이 막혔다.
나가야 하는 시간마다
차는 멈춰 있고,
등원길은 매번 늦어졌다.
아침이 싫은 아이,
아침이 더 싫은 엄마.
쌓이고 쌓인 짜증이
결국 터졌다.
“좀 지나가게 해주세요!”
“이 길 막지 마세요!”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막힘에
나는 결국
다산콜센터에 신고까지 했다.
의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 순간의 나는
그저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하원길.
신호도 없는 로터리에서
차들이 엉켜 있었다.
또다시 올라오는 짜증.
그때
옆에서 아이가 말했다.
“엄마, 천천히 가도 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 차도 빨리 가고 싶을 거야.”
그 말이
이상하게 조용히 꽂혔다.
나는
내 길만 막힌 줄 알았고,
내 시간만 늦어진 줄 알았고,
내가 제일 급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다들 같은 상황이었다.
나는 핸들을 조금 느슨하게 잡았다.
속도가 줄었다.
화가 난 건 나였고,
다독이는 건 아이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나는 또 한 번
소리를 냈다.
“엄마 문 닫고 해!
밖에 다 들리잖아!”
아이에게 한 말이었지만,
아이에게 들킨 말이기도 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혼자 SNS를 보다가
눈물이 났다.
동영상 속엔
친구들의 괴롭힘을
알아차린 선생님이
피해 학생을 대신에
울부짖으며 괴롭힌 학생들을 향해
피해 학생을 대신해 항변했다.
따뜻하고 용감한 어른스러운 참 모습에
감동해 나도 모르게 같이 울컥했다.
그때
아이가 다가왔다.
숨길 틈도 없이
나는 울고 있었고,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안아줬다.
“엄마 울었어? 왜?”
“동영상 보다가 울었어.”
"나도 그 영상 봤는데...그게 슬펐어?"
아이는 잠깐 나를 보더니
짧게 말했다.
“착하네.”
그리고는
나를 한 번 더 안아주고
그대로 가버렸다.
나는 그 자리에 남았다.
이건 뭐지.
생각해보니
아이는
내 화도,
내 눈물도
그대로 받아주고 있었다.
잘한 것도,
못한 것도 아닌
그냥 지금의 나를.
나는 세상을 이겨내려고 애쓰고,
아이 는 그 세상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이에게 배운다.
천천히 가도 된다는 것과,
울어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그걸 아무 말 없이
안아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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