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해, 별이 된 소년

"별이 된 아이, 그리움으로 빛나다"

by 써니장

너를 처음 만난 것은 열아홉 살, 고3이던 해였다.

교실 5분단 창가 자리에서 그는 늘 책을 수업전 미리 펼쳐놓고 있었다. 빛이 스며드는 자리, 거기에서 그는 영어 단어를 조용히 외우고 문장을 곱씹으며 공부에 몰두했다. 어법을 배우고 새로운 기출 단어 하나를 외울 때도 어원까지 궁금해하던 아이이다. 단순한 성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던 아이였다. 그 아이는 진심으로 대학을 가서 원하는 공부를 하길 바라는 아이였다. 중간 정도의 체구, 반듯한 스마트한 안경 너머로 반짝이던 눈빛, 그리고 그가 웃을 때면 마치 세상이 조금 더 환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오래 머물지 못했다.


고3의 끝자락, 모두가 입시를 준비하며 지쳐갈 무렵, 그는 조금씩 교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머리가 자주 아프다던 아이는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 몇 주가 지나도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우리는 서로의 눈치를 보며 그를 걱정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아이는 다시 교실에 나타났다. 수술로 머리카락이 짧아졌고,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웠지만,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나, 괜찮아."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뇌종양을 앓고 있었다. 큰 병원과 집을 오가며 치료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람이 죽으면 정말 별이 될까?"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호기심으로 가득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누워있는 그를 위해 기도하며 그의 손을 꼭 잡아줄 뿐이었다.


2학기 9월이었다. 그의 생일이었지만, 그는 우리 곁에 없었다. 반 친구들과 나는 그의 책상 위에 조용히 꽃 한 송이씩을 올려두었다. 마치 아직도 그 자리에 그가 앉아 있는 것처럼, 언제라도 다시 돌아올 것처럼. 그리고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오래도록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흘러, 그는 서른네 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원하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을 수도 있다. 아이를 키우며 밤하늘을 가리키며 말했을지도 모른다. "저 별들은 예전에 아빠가 친구들과 미래를 상상하며 꿈꾸던 별이야."


오랜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신문에서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읽었다. 아버지는 6명의 환우에게 생명을 나누고 간 아들을 기억하며 지금까지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 아이의 짧았던 삶이 남긴 따뜻한 흔적은 세상 곳곳에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있었다. 마치 별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빛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그는 짧은 시간을 살았지만, 우리에게 긴 울림을 남겼다. 내 마음속에서 너는 언제나 열아홉살 소년으로 살아 있다. 가끔,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속삭인다. '너는 정말 별이 되었구나.' 그리움이 가득한 그 말은,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때, 너와 나누게 될 이야기들로 더욱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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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별이 되었니.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기를, 언제나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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