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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정 Apr 09. 2020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자세

[N잡러의잡다이어리]험난한 위기를 견뎌내는 법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나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연말에 채점해본 성적표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사업도 했고, 공연도 했고, 기사도 꽤 많이 썼고, 학교 교육도 활발하게 했으며, 통역 일까지 했으니 N잡러로서의 활동의 폭을 넓힌 셈이다. 올해는 오마이뉴스에서 '2월 22일상'도 받고 나름 좋은 출발선을 끊었다고 생각했다.


오마이뉴스 2월22일상



올 초가 시작될 때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악재.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변했다. 공연도 교육도 통역도 할 수 없는 상황. 외부 변수로 인해 맞이한 난제들을 풀기에 나는 전혀 단련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하는 일들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라 면대면이 필수인 까닭에 지금의 상황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위기라 할 수 있었다.   처음 한 달 간은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렸지만, 더 이상은  그 기다림에 면죄부를 줄 수 없게 되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을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그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시도와 도전을 멈출 수 없다.  어쩌면 올해까지 쭉 이어질 수 있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흔들림 없이 더 단단한 나로 버티기 위해 내가 했던 일들을 적어본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기 
그동안 여러 곳에서 활약한 징표라 할 수 있는 각종 비표들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정리에 지극히 취약한 인간이 되었고,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정의를 남들의 평가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었다.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갖게 된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들을 돌아보고, 나의 장점과 단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판단해보는 것. 내 취향과 기호를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일.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흔들림 없이 오롯이 나로서 설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갖고 싶었다.


외장하드를 열어보며 온갖 서류들과 사진. 자료들을 꺼내보면서 폴더별로 새로 정리했고, 책상 서랍 속에 있던 명함과 비표, 리플릿과 프로그램북을 펼쳐보았다. 그러면서 '참 많은 일들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이전에도 분명 좋지 않은 일들 투성이었지만, 이겨냈었지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했는지 그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좋았다. 과거의 작업물들과 기억들을 통해 다시 새로운 미래를 향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 찾기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지금이야말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할 시기. 오프라인으로 치우쳐 있던 일의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거리들을 모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링크드인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있어 좋은 플랫폼이다. 외국 회사에서 몇 가지의 제안이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내 현재의 위치를 점검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생각한다. 


또 글 쓰는 일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글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송고할 수 있고, 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쓸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협업 모색하기
올 3월 프랑스에서 열린 조춘만 산업사진가의 전시 

국제교류 프로젝트는 내가 그동안 공연기획자로 일하면서 가장 열정을 갖고 했던 일들이다.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만큼 지칠 때도 많았지만, 좋은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문화를 더 널리 알리고, 교류의 장을 넓히겠다는 다짐은 변한 적이 없었다. 


얼마 전에 산업사진가 조춘만 선생님의 프랑스 전시 오프닝도 성공적으로 잘 끝났고, 다음 프로젝트를 오스모시스의 예술감독 알리와 논의 중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프랑스의 상황도 점차 악화되고 있어 사실상 올해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확신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시 일상의 삶을 맞이했을 때를 대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국제교류 프로젝트는 무수한 커뮤니케이션과 긴 시간의 열정 속에서 태동하는 산물이므로,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외국 아티스트들에게 협업과 관련된 메일을 받고 있다. 모두가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관객들을 위해 더 좋은 공연을 만들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이라고. 지금 그 결과물을 보여줄 수 없다고 해도 과정은 남는 것.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쉬운 과제부터 실행에 옮기기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지다 보니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늘었다. 문득 미뤄두었던 취미생활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 고전필사 책을 구매했고, 매일매일 필사를 하고 있다. 큰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고 미뤄졌지만, 이렇게 사소한 목표를 실천에 옮기면서 성취의 기쁨을 느끼고 싶어서다. 


필사 말고도 다른 사소한 목표를 몇 개 더 세워볼 작정이다. 그중 하나가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열심히 올리는 것인데 '1일1포스팅'의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부지런히 글감을  찾고, 새로운 기획을 하면서 더 활발히 글을 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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