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공연의 여운을 되감는 시간
관객과 더 내밀하게 만나는 시간, 관객과의 대화
관객과의 대화는 공연이 종료된 이후에 진행된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 혹은 스태프가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와 자신들이 느낀 바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관객들의 질문에 답해주기도 하면서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영어로는 보통 'The Theatre Talkback'이나 'Artist Talkback'이라고 한다.
관객과의 대화(줄여서 관대)에 참여하고 싶다면?
관객과의 대화는 공연 패키지가 아니다. 즉, 공연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열려야 하는 행사가 아니다. 공연을 개최하는 주관사가 공연의 판매율을 높이거나, 많은 리뷰로 증폭되는 입소문 효과(홍보효과)를 염두에 둘 때 개최하게 된다. 따라서 관대 개최 여부는 예매할 때 확인해야 한다. 예매 시에 관객과의 대화가 열리는지 확인해보고, 만약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면, 해당 날짜의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해당 날짜의 티켓을 구매했다고 해서 반드시 관대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 강제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참석할 것이면 좌석에 남아 있으면 되고, 아니면 공연 종료 시 퇴장하면 된다. 단, 관대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 퇴장하는 것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앞자리에 앉은 관객들은 공연 종료 후 뒷자리 쪽으로 이동해서 대기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불가할 것으로 보이지만요.)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면, 관대에 참여해보세요!
나는 관대를 좋아한다. 공연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공연을 더 깊이 있게 알고 싶고, 음미하고 싶어서다.
정말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내가 공연을 보러 간 회차에 관대가 열린다면, 반드시 자리를 지킨다. 사실 그중 몇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워낙 많은 관객들이 귀가하는 광경을 보면서 다시 객석으로 돌아가 앉은 적도 있다. 기획자 마음은 기획자가 알아준다고, 많이 비어버린 객석에서 관대를 진행하는 심정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이다.
관대는 극장 운영 시간과 대관료 등의 문제를 이유로 긴 시간 진행되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시간에 비해 들어가는 공과 노력이 큰 것을 알기에 꼭 자리를 지키곤 했다.
관객과의 대화, 기획자가 챙겨야 할 것들
관객과의 대화를 열기 위해서 기획자는 사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관객들의 마음이 읽혀 내 마음도 뭉클해졌던 그때 그 관대
공연과 축제 기획하는 일을 하며, 관대를 기획한 일은 몇 번이나 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2014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국내공식초청작으로 초청받아 진행한 관대다. 이전에 블로그에 적기도 했었지만, 문득 그때가 다시 떠올라 글로 옮겨 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2014_<노크하지 않는 집> 관객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유독 와주신 관객분들도 많았지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주신 관객분들이 정말 많았다. 공연 뒷정리를 하다가 조금 늦게부터 관객과의 대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관객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심금을 울렸다.
공연은 관객과 소통하면서 만들어진다. 웃고 우는 관객들의 반응이 무대 위의 배우들의 연기와 스태프의 작업에 포개어질 때, 새로운 시너지가 생겨난다. 작품의 또 다른 주역인 관객들과 마주하는 시간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떨리는 어조지만, 또렷하게 공연 소감을 말해주신 관객분, 퉁퉁 부은 눈으로 공연에 대해 찬사를 아끼시지 않았던 관객분, 제작진이나 출연자가 생각지도 못했던 기상천외한 의견과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신 관객분. 관객분이 전해주신 이야기를 가슴에 가득 담고 늦은 저녁 귀가하던 그때가 문득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