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맑음이 자리를 잡는다
오후의 늦음 같은
조금은 따뜻한
건조한 낙엽이 바스락 해질 때쯤
해질 때쯤
투둑 투둑 한줄기 빗방울 같이
네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어딘가 갈라진 틈 사이로 맑음이 빛을 낸다
네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지 못한다
누군가의 부름일지도
나의 부름일지도
자기의 자리였던 듯이 가 앉는다
상쾌한 빛을 내는 너를
맑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너를
나는 네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친절한
그러나 행복한
머물다만 가더라도 좋다
지금이 순간이
지금 이 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