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클레어 Dec 20. 2019

EP09 미국 MBA 공모전에서 우승하다!

아침 9시 반부터 리딩룸에 앉아 스트레이트로 3시 반까지 작업을 했더니 슬슬 지겹기도 하고.. 한 시간 후에 참여해야 할 설명회가 있으니 집에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커버레터 쓰기도 지겹고 공부도 안 들어오는 이 순간! 이때다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브런치를 방문해본다 :)


11월은 개인적으로 참 감사한 일이 많은 달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기록에 남기고 싶은 것은 공모전 참여기이다.


MBA에서는 정말 많은 Case competition 과 대회가 열린다.

주로 컨설팅 가려는 애들만 참여하지 않을까 했는데 여기저기서 많이들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하나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FOMO도 좀 있었고 ㅋㅋㅋ 수업을 떠나 다른 환경에서 동기들과 함께 일해보는(?) 경험을 하고 싶었기에 하나쯤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비즈니스 스쿨에서 자발적으로 주최하는 대회들도 있고 특정 회사와 함께 해당 회사를 대상으로 한 케이스 컴페티션을 벌이기도 한다. 주제도 학교별 회사별로 정말 다양하다. 다른 것보다 우리 학교에서는 아마존에서 진행하는 케이스 경진대회가 크게 두 개가 있었는데, 우승팀에게 인터뷰까지 직행으로 갈 수 있는 특권을 준다는 얘기가 있어 참여를 고민했었다. (하지만 단지 루머라는 얘기도 있었음)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선택하게 된 것은 "The Opportunity Zone Challenge"

트럼프 정부 들어서 저소득층이 많은 일부 지역을 "기회의 존(Opportunity Zone)"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개발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 생겼는데,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해 New Bedford 라는 지역에 위치한 한 가상회사가 1) 어떤 부동산을 매입해 어떻게 개발하고 2) 기존 사업 및 신규 사업을 어떻게 구성하여 운영하고 3) 투자를 어떻게 유치하여 모두가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지를 기획하는 공모전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공고가 엄청 자세하지 않아서 Social Impact + Real Estate 공모전 정도로 큰 테마만 알고 있었는데, 두 분야에 다 관심이 있는 나로써는 정말 끌리는 챌린지였다. 단순히 한 기업에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더군다나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상금이 있다는 것도 컸다 ㅋㅋㅋㅋ 자그마치 우승상금이 $10,000!! 물론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거기서 나누고 세금도 내야하니 그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겠지만 그래도 바쁜 와중에 공모전 준비하느라 고생하는데 기왕이면 리워드가 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었다.


가장 먼저 팀원들을 모집했다. 오빠랑 같이 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었으니, 소셜 임팩트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스마트하고, 우리 둘 다와 잘 맞을 것 같은 친구들에게 하나 둘 연락을 취했다. 아쉽게도 부동산 쪽에 전문성이 있는 친구들은 그들끼리 팀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서 함께 하기는 힘들었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꼭 함께 하고 싶었던 친구들이 모두 흔쾌히 한 번 해보자고 답변을 해줘서 바로 Go! 하게 되었다. 


창업자 출신 너무 멋진 Meghna와 팀에 없어서는 안되었던 전문성을 보여준 Michael!


팀을 등록하자, 얼마 안되어서 대회 프롬트 및 관련 자료들이 도착했다. 

보자마자 멘붕에 빠지는 방대한 양... 심지어 가상의 업체가 Offloading 서비스를 하고 있고, Fishing Quota Leasing 을 할 계획인 상황인데 수산업이라니 정말 1도 모르는 분야라 눈 앞이 깜깜했다 ㅋㅋㅋ


일단 최종 서류 제출일을 기준으로 해야 할 일들을 역계산해서 예상 타임라인을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분야를 1) 어획쿼터 대여사업 2) 신규사업 계획 3) 부동산 매입 및 개발 계획 4) 투자 유치 계획 및 예상 수익 등의 네 개로 나누어 각 사람마다 배치해 우선 각 분야를 연구한 후 그 내용을 공유하고, 각자 부분에 대한 초안을 작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어획쿼터가 걸렸다............. ㅋㅋㅋㅋㅋㅋ 허허 너무 모르는 분야다보니 하루 종일 생선만 보고 진짜 생선꿈을 꿨다)


여하간! 비록 대학교 공모전은 안 나가봤어도, 창업 시절 여기저기 지원한 경험이 있어서 대회 주최측이 큰 고민없이 우리를 뽑을 수 있도록 몇 가지에 특히 신경을 썼다.

1.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전체 일정 계획을 잡아 계획대로 준비를 진행했다.

2. 우리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강점에 집중했다

3. 최대한 대회 프롬트에 나오는 주제 및 심사기준을 중심으로 사업계획서를 명료하게 구성했다.

4. 누군가를 블레임하지 않고 서로를 독려하는 팀워크!를 만들고자 했다.


특히 우리는 다른 팀과 달리 부동산 등 관련 경력자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대화 Promt 에 맞춰 명료한 구성 & 창의적 아이디어 & 디자인 에 집중했던 것 같다. 


덕분에 서류 심사도 통과하고, 최종 발표까지 열심히 준비한 결과! 최종 우승이라는 좋은 성과를 얻게 되었다.


알고 보니 이 대회는 우리 학교를 세운 Stern 의 아들 Eddie Stern 이 직접 주최한 대회로 실제 이 지역에 투자할 관심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대회를 만든 것이었다고 한다. 수상 후에는 우리에게 와서 이걸 실제로 실행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나중에 혹시나 관심이 있으면 현실화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해주었는데 단순히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실제로 현실화가 되고 이 지역에 정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니 완전 뿌듯했다.


무엇보다 같이 한 팀원들이 너무 좋아서 준비하는 내내 힘들어도 참 재미있었다!

우승 후 기쁨의 K-town 회식


사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은 어느 덧 대회가 끝난지가 한 달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사실 상금은 받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 부디 세금을 많이 때지 않기를 바라면서... & 빨리 상금이 들어오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EP08 미국 MBA 두 달차: 고됨과 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