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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Dec 27. 2019

EP11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2019년을 회고하다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어느덧 2019년도 끝나간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보내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회고해본다.



2019년에 있었던 일


요약


1월 - 동부쪽 MBA 2라운드 제출 마침 / 친구 결혼식으로 상해 여행 / 가족 태국 여행 (2018년간 못 논 한 풀기)

2월 - 와미남 열심히 찍기 / MBA 2라운드 인터뷰 (뉴욕 와서 인터뷰 참여)

3월 - Stern 합격 / 그간 못 만난 사람들 만나기 

4월 - 지혜랑 일본 여행 / 김미 보러 호주여행 

5월 - 와미남 와미남 / 미뤄왔던 수술 / 마지막으로 사람들 만나기

6월 - 뉴욕으로 이사! 집 구하고 정착

7월 - 뉴욕 사람들 만나기 / 관광모드

8월 - 학교 친구들과 햄튼 여행 / 오리엔테이션 시작 / 가족들 뉴욕 방문

9월 - 학기 시작 - 소셜!!! / 수업 / 레주메 / 친구 Lake house 놀러감

10월 - 각종 리크루팅 행사 / OZ challenge (공모전 우승!) / 중간고사 

11월 - 지혜 뉴욕 방문 / 인턴십 지원 시작 / Thanks giving 기남오빠 조이언니 방문 / 프로포즈 받음

12월 - 인턴십 지원 계속 / 인터뷰 시작 / 기말고사 / 방학 



좋았던 것들


2019년도에는 참 감사한 일이 많았다. 가장 크게는 미국 MBA라는 목표를 이뤄, 지원했던 학교에서 오빠와 함께, 둘 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올 수 있었던 기적같은 일이 가장 컸다. 그 후에도 뉴욕에서 정말 아파트를 미친듯이 돌아다니며 발품을 판 결과, 갈수록 마음에 드는 지금의 보금자리를 찾아 잘 정착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이 그리울 새 없이 많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뉴욕을 찾아주어 함께 시간도 보내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NYU Stern 자체도 STEM designation 이 되면서 향후 미국에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높아졌고..!!


학교 생활도 무엇보다 수업들이 대체로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게 매우 만족스럽다. 수업 외적으로도 공모전에도 참여해서 간만에 신나는 팀워크를 경험하고 결과적으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도 만나고 덕분에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뉴욕의 한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받기도 했던(!) 중요하고 감사한 한 해였던 것 같다. 


나 자신도 어쨌든 새로운 나라에 (이 나이에) 와서 정착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데, 열심히 노력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기 위해 학교 친구들과 꾸준히 개별 식사나 와인 자리를 가져온 것도 잘 한 일인 것 같다. 수고했다 박서영!


하지만 결과적으로 1년을, 그리고 뉴욕에서의 한 학기를 돌아봤을 때 아쉬운 점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어쩌면 내년에 개선할 수 있도록 내 노력을 집중해야 할 부분들이 아닐까 싶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가장 다르게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학교 행사를 더 자주 갔을 것 같다.


사실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고 나서 나름대로 외국에서 사람을 사귀는 것에 대한 생각도 있었고 내 방식대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는데, 가장 크게는 직접 중소규모 모임을 주최하는 것이었다. 그건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만큼 학교에서 주최되는 대형 네트워크 모임들에 많이 빠지게 되었다. 


우리 학교에는 Block 이라고 반 개념으로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이 있는데 Block 안에서의 모임이라던지 학년 끼리 전체가 다 모이는 모임들도 많고 각 클럽에서 모이는 술자리도 많다. 사실 나는 그런 행사보다 개인적인 만남이 훨씬 친해지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행사에 나가지 않고 따로 친구들을 만나는데만 집중했다. 특히 기대오빠와 내가 블락이 달라서 더더군다나 따로 친구들을 만나왔다. 


미국 사람들이 집단의식이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사실상 시간이 지날 수록 Block 친구들은 내부적으로 매우 끈끈해져가고 동지애가 생겨가는데, 나는 굉장히 개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다들 소속감이 엄청난데 나 혼자 공감을 못하는 느낌... 특히 학기 끝무렵에 좀 더 그랬다. 초반에 좀 불편했어도 블락 모임을 많이 갔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고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학교 행사를 더 많이 가야되겠다 싶다.



둘째, 큰 그림과 목표를 상기하는 시간 갖기


1학년 1학기는 특히나 정말 정신이 없는 시기였다. 수업도 따라가야 하고, 리크루팅도 해야하고, 애들이랑 친해져야 하고, 영어는 영어대로 발목을 잡고, 하던 유튜브도 있고... 그러다보니 어떤 날들은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어떤 날들은 그저 할 일들에 끌려가며 정신없이 보내기도 했다. 먼 미래는 커녕 한 달 계획을 미리 잡기에도 벅차게 느껴져서 정말 일주일, 하루 하루 할 일만 바라보며 가장 바쁜 시간을 넘겨온 것 같다. 


MBA 1학년 1학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물리적으로 잠이 부족하다 그런게 아니라, 깨어있는 시간동안 항상 나 자신을 온전히 (혹은 그 이상) 써야 한다는 것이 가장 챌린징한 부분이다. 늘 새로운 사람들을 최상의 상태로 만나야 하고,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들을 하며 최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주말도 없이 잠에서 깨면 바로 ON모드로 Work hard Play hard 하다가 잘 시간되면 멜라토닌으로 억지로 나 자신을 OFF 하고의 무한 반복이었다. 심지어 휴식이나 긴 명상을 하는 게 조금 두렵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면 다시 뛰기가 힘들지 않을까? 혹은 앞으로의 벅찬 과제들이 더 선명하게 보이면서 정신적으로 더 벅차게 느끼지 않을까? 


하지만 심적 휴식이나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으니 뒤에 가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커졌던 것 같다. 하루하루가 목적을 모르겠고 취준에만 매몰되는 게 아닌가 싶어 나 자신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그래도 결과적으로 이렇게 방학이 되어서라도, 큰 그림과 목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아무리 영어와 인터뷰 준비가 빡세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동기부여와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해서는 꾸준한 성찰과 명상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 첫 학기의 반성 포인트들 끝.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은 반성 포인트를 갖고 있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다음 엠비에이 오실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록 아쉬운 부분들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럭저럭 잘 해 온 것에 노력점수를 빵빵하게 주기로 했다.

이런 반성을 계기로 내년 한 해는 좀 더 즐겁고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새해 목표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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