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클레어 Dec 31. 2017

#334 춤추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Dance Challenge - Day 31

춤추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 처럼.


올 여름 미국 출장에서 눈길을 참 오래 사로잡았던 거리공연이 있었다.

립싱크로 원하는 노래를 틀어가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한 여자의 공연이었다.

훌륭한 노래나 연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춤조차 아무 규칙없는 막춤이었지만 어떤 공연의 주인공보다도 아름답고 자유로워보였다. 아마 주변 눈길에 얽매이지 않고 진심으로 음악을 즐기는 모습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루 30분씩 춤을 추는 이유


나도 어쩌면 그런 자유를 원했나보다. 

음악을 핑계로 어디서든, 누구와 함께 있든 내가 속해있는 삶의 순간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다행히 Life Detox Challenge는 어떤 성과를 내야만 하는 자기계발이 아니었기에, 나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하루 30분씩 춤추기'라는 특이한 도전을 시도해보게 되었다.


이런 도전을 하다니 마치 내가 춤을 정말 잘 추거나 오래 전부터 좋아했던것 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춤은 체육이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체육 장애였던) 극심한(?) 몸치였다.


노래와 무대를 좋아해 어린시절부터 20대 중반까지도 여러 유형의 무대들을 해왔는데, 그 때마다 내 발목을 잡았던 것이 바로 춤이었다. 단체 안무에서 나 한 사람에게 한 개 안무를 가르치기 위해 1:1로 40분씩을 알려줘야 했던 경험도 있었다. 


그래서 도전을 시작하기 전 마음의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가족여행을 장기간 떠나기로 예정된 달이었기 때문에, 숙소에서도 춤을 춰야했다.

(가족이라면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고등학교때부터 자취를 해 온 데다가 워낙 내가 춤을 못 춘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어서 결코 편하지만은 않았다!)


원래 계획은 탭댄스를 배워서 추고 싶었지만, 시간과 예산이 허락하지 않은 관계로 내가 요즘 빠져있는 재즈 음악으로 자유롭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챌린지 결과는 다음과 같다

2주 반이라는 꽤 긴 기간동안 유럽을 다녀온 터라, 의식하지 못한 채 놓친 날들이 있었다. 결국 20일에 이미 버퍼기간 3일을 채워버려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밤 11시 정도에 알람을 해두고 놓친 날은 잠들기 전에 꼭 춤을 추고 잠들었다. (16일은 정말정말 아팠던 날이라 예외처리했다)


춤을 추는 방법은 쉽다. 좋아하는 장르의 노래를 틀고 음악에 몸을 맡기면 된다!

나는 유투브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좋아하는 장르의 춤을 켜놓고 따라추는 방식을 가장 많이 썼다.

모두가 나와 취향이 같진 않겠지만, 그래도 라라랜드를 재밌게 보고 재즈나 스윙댄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상을 함께 추천한다. 


Jazz Roots 라고 찾으면 더 많은 영상을 찾을 수 있다


맨 처음 춤을 추기 시작했을 때는 심지어 혼자 있을 때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음악을 훨씬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었고 그런 시간들이 즐거워졌다. 



그래서 어땠는지


물론 매 순간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너무 바쁘거나 피곤했던 날들도 있었고, 아팠던 날도, 도저히 춤을 출 기분이 아니었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목적이 격렬하게 추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순간을 즐기는 것이었기에 춤은 항상 내 상태를 더 나아지게 도왔던 것 같다.


특히 몇몇 순간들은 기억에 남을만큼 좋았다. 예를 들어 런던에서 창밖으로 하얀 눈이 오던 어느 날! 엄마는 창밖을 보며 커피를 한 잔 하시고 나는 크리스마스 재즈를 틀어놓고 춤을 췄는데 정말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말 그대로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 순간은 정말 다른 생각 없이 그 순간의 아름다움에 감사했던 것 같다. (물론 밖에 나가자마자 엄청나게 쌓인 눈과 함께 런던의 교통 마비를 마주했지만...)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하건데 30분은 너무 길었다! ㅋㅋㅋ 체력적으로 힘들어질 정도였고 다른 일을 못한다는 생각이 가끔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다음에 다시 춤에 도전한다면, 혹은 누군가 매일 춤추기에 도전해본다면 하루 10분~15분 정도를 추천하게 될 것 같다.


그래도 인생에서 매일 춤을 췄던 한 달이 생겼다는 것은 특별하고도 행복한 일이다.

음악을 듣고, 자유롭게 몸을 맡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렇게 2017년 한 해도 끝났다.

나의 챌린지는 올해 1월이 아닌 2월에 시작했기 때문에, 다음 한 달이 더 남았지만, 2018년에는 1월에 남은 챌린지와 병행해서 새로운 챌린지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다음 글에서는 아주 조금 더 복잡해진, 2018년 나의 챌린지 계획을 공유하겠다.



*이 포스트는 열두달 Life Detox Challenge 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추신: 

카카오 채널을 통해 제 글이 소개되면서 더 많은 분들이 도전을 함께 지켜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작은 것 부터, 짧은 기간부터 여러분만의 Life Detox Challenge 를 해보시기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 2018년 행복한 새해 맞으시길 바랄게요!

Happy New Year! 

작가의 이전글 #303 한 달간 SNS를 끊어보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