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소소한 타르틴의 뒷 이야기.
안녕하세요!
빈브라더스에서 B2C(매장)과 B2B 마케팅을 하고 있는 윤서영입니다.
직무의 특성상 많은 카페들과 공간들을 방문하는데요.
그 중 소개할 만한 사례들을 몇가지 꼽아 여러분께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첫 타자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발 베이커리 브랜드인 <타르틴> 입니다.
올해 초, 한남오거리 쪽에 상륙하게 된 샌프란시스코의 <타르틴> 베이커리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었는데요. 4월 마지막 주에는 2호점이 정식으로 오픈했습니다.
2호점의 위치는 홍대입구역에서 멀지 않은 서교호텔을 리뉴얼한 RYSE 호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RYSE 호텔은 아주호텔 2세의 젊은 경영진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인데요, 타르틴 코리아를 설립하는데도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RYSE 호텔에는 타르틴 베이커리 이외에도, 지하의 <아라리오 갤러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시작한 갤러리로, 아시아 10대 컬렉터인 김창일 회장이 전개하고 있는 갤러리입니다. 국내 서울/천안/제주도 뿐 만 아니라 상해에도 지사가 있구요.
타르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20여년전에 시작한 베이커리 브랜드인데요. 빵을 굽는 Chad와 제과/페이스트리를 주로 하는 Elizabeth가 만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사랑받을 만한 케익류와 타르트, 그리고 빵류를 모두 파는 - 우리로 치면 '종합 빵집'인 셈이었는데요. 샌프란시스코 빵 문화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SOUR DOUGH(사워 도우**)도 타르틴의 빼놓을 수 없는 베이스이기도 합니다.
**사워 도우는 호밀빵을 만드는 기법으로, 이스트만으로 발효되기 어려운 호밀빵에 젖산균을 활용하여 호밀빵을 만드는 기법입니다. 본래 중세 유럽에서 발전한 제빵기법인데, 골드러시때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프랑스 제빵사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정착시켰다는 설이 있습니다. 빵만 단일로 먹을 때는 다소 심심할 수 있으나, 위에 다양한 치즈나 스프레드를 발라먹는 하나의 백지 베이스같은 빵이죠. (우리로 치면 쌀일까요-?)
타르틴은 꽤 오랫동안 단일매장을 유지하다가, 최근에 들어서 확장을 했는데요.
하나는 사워도우를 활용한 다이닝으로의 확장, 둘째로는 커피 사업으로의 확장이 있습니다.
다이닝이라고 해서 완전 본격 식사는 아니구요.
사워도우 위에 간단하게 연어나 각종 스프레드를 올린 토스트나, 샌드위치 그리고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오픈했습니다. 바로 아래 우측의 <Manufactory>라는 공간을 오픈하면서입니다.
커피쪽으로의 확장은 바로 'Coffee Manufactory' 입니다.
사실 타르틴이 커피 쪽으로 확장하게 된 것은 자발적인 시도였다기보다는, 몇년 전 블루바틀과의 합병이 결렬되면서 생겨나게 된 일입니다. 수년 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업을 하면서 COUNTER CULTURE, FOUR BARREL, BLUE BOTTLE 등의 로컬 커피 브랜드와 협업을 했던 타르틴은 BLUE BOTTLE과의 합병을 논의하게 되면서 위의 'Manufactory' 대형 공간을 임대하게 되는데요. 좁게 빵만 팔던 Bakery에서 벗어나 보다 편안하게 커피와 빵, 간단한 식사류와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을 하고 있었죠. 이 합병이야기들이 오가면서 타르틴은 뉴욕에도 생길 것이다, 블루바틀이 진출해있는 도쿄에도 생길 것이다 많은 기대심리가 부풀어 올랐었는데요.
그런데 중간에 이 합병이 불발되게 됩니다. 그래서 수 많은 도쿄팬들, 뉴욕팬들도 낙심했지만 - 타르틴 역시 임대해놓은 Manufactory 공간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쌓이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파트라고 할 수 있는 커피는 어떻게 하지?
그리고는 직접하기로 결정합니다. 전문가를 영입하면서요.
그렇게 탄생하게 된 브랜드가 Coffee Manufactory입니다.
한국의 타르틴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팅된 이 커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길게 길게 돌아왔지만, 결론적으로는 블루바틀과 합병이 안되면서 타르틴을 도쿄보다 서울에서 먼저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
다시, 그럼 타르틴 RYSE 호텔로 돌아가볼게요!
크게 두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대로변쪽 출입구에는 크로와상, 스콘, 타르트를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베이커리와 커피바가 있구요.
[베이커리 + 커피 BAR]
층고감이 굉장히 높은 공간에, 계단형 좌석을 마련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파스텔 톤으로 꾸며져있구요.
타르트, 스콘, 크로와상류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DP된 공간 바로 뒤에 대형 오븐이 2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얀 라마르조꼬 뒷편, 바의 가장 안쪽에는 FETCO Batch Brewer가 보입니다.
유럽식 블랙커피(=대형 커피 메이커로 내린)를 빠르게 테이크아웃하는 수요가 많은 미국에서는 커피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메뉴라고 볼 수 있죠.
타르틴 한남점에서도 드립 커피를 요 Batch Brewer로 서빙하고 있었는데요.
홍대점에서도 마찬가지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미리 내려놓은 커피'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정적인 게 지배적인 것 같은데요. 실제로 미국을 2년전에 방문했었을 때에는 인텔리겐시아나 스텀프타운 같은 스페셜티 브랜드들에서도 Batch Brew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맛도 좋았구요!)
핑크빛 톤의 계단을 지나가게 되면 - 새로운 공간이 펼쳐집니다.
[TOAST BAR] - 사워도우를 베이스로한 토스트를 맛보는 공간
이렇게 2곳으로 구분된 공간은
흡사 샌프란시스코의 BAKERY와 MANUFACTORY의 구성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호점의 공간은 1호점에 비해서 보다 '좌석이 중심인' 공간으로 느껴졌는데요.
1호점 타르틴에서는 전체 공간에서 생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고, 복층구조여서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빵을 만드는 과정을 아주 시원하게 볼 수 있어서 - '베이커리' 자체의 정체성이 굉장히 잘 드러났었습니다.
반면 2호점은 곳곳에 DP된 밀가루 포대들과 데크오븐이 아니면 '여기서 직접 만드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 수 있는 구성이었구요. 아무래도 1호점은 플래그십 측면에서 더 상징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런 생각들을 하는 동안 주문한 메뉴들이 나오고 - 또 금방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맛은...!
아직 사워도우에 익숙하지 않은 저에게는 다소 퍽퍽했습니다. 하하하하..
1호점에서 맛보았던 차돌 반미 샌드위치기 제 입맛에는 더 맞았네요. (2호점에는 다른 메뉴 구성들이 있어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
은 싸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대입니다.
타르틴에 대해 미국 잡지 Vogue가 이렇게 평했다고 하네요.
“It’s bread as a luxury good, not because of the price but because of the craft that goes into each” - Vogue
"타르틴은 럭셔리 브레드입니다. 가격 때문은 아니고 만드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장인들의 공예 때문입니다."
타르틴 3호점은 압구정쪽에 Coffee Manufactory 로스팅 설비와 함께 오픈한다는 설이 있는데요.
그 공간도 한번 기대해봅니다.
- 5/11, 윤서영 (Kyokyo)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