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이 건네는 따뜻함에 대해
일상은 아무 일도 없는 척 흘러가지만,
가끔은 아주 작은 장면 하나가 마음을 다시 데워준다.
오늘도 지하철에서 그런 순간을 만났다.
춥고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지하철 안이었다.
내려야 할 역이 가까워지자, 나는 미리 문가로 걸음을 옮겼다. 정차하는 순간 지하철이 작게 흔들렸고, 그때 시야 안으로 뽀얀 손 하나가 들어왔다. 누군가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붙잡는 손.
자세히 보니, 스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앳된 남자였다. 휴대폰을 보던 여자친구가 넘어질까 봐, 작은 손을 뻗어 지켜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졌다.
작고 약한 존재일 텐데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누구보다 단단해지려는 마음.
그 마음이 참 예뻤다.
또 다른 장면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마주친 10대 남매.
사람들 틈에서 두 손을 꼭 잡은 채 서 있던 아이들이다.
오빠로 보이는 남자아이는 몸이 조금 불편해 보였는데, 사람이 많아지자 어눌한 목소리로 계속 동생에게 물었다.
“불편해? 아파? 괜찮아?”
그 모습을 보자 눈물이 차올랐다.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그냥 집에 가서 맛있게 먹으라며 간식이라도 쥐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나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런 순간들이 참 좋다.
무뎌졌던 감정에 다시 불이 켜지는 듯 마음이 따뜻해지고,
익숙해져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이 다시 생생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랑은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감정이다.
잊지 말아야 하고, 때때로 되새겨야 하는 감정.
나의 나약함을 알고도 누군가를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일.
힘겨워 무너져 내려도, 누군가의 슬픔을 대신 버텨주고자 끝내 서 있는 마음.
나는 그런 사랑을 믿는다.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좋다.
조금은 아플지라도, 그 따뜻함을 느끼며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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