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동네가 특별히 있을까 고민을 긴 시간 해봤다.
그러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산 동네가 떠올랐다.
지금 사는 동네에 비하면 편의시설도 적고 덜 번화했다.
그렇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큰 세계였다.
용돈이 생기면 문방구에 가서 문구류를 사고, 불량식품을 사 먹었다.
가끔 서점에 가서 읽고 싶은 만화책을 사서 보거나 문제집을 샀다.
롤러브레이드나 킥보드를 타면서 재밌게 놀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닌 것들이
그때는 나에게 큰 일이었고 재미였다.
지금은 나에게 주는 재미보다 효용성, 실용성을 따질 때가 많다.
물건 하나를 사도, 책 하나를 사도, 놀면서 시간을 보내도
그런 것들이 나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동네를 떠올렸는데,
가치가 없더라도 내가 즐거우면 그만인
그런 날들이 왠지 모르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