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맛은 마라 맛이다.
풀어서 쓰면 마비되고 매운맛이다.
사실 마라 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거부감이 들었다.
혀가 쓰라린 매운맛이 아닌 마비가 되는 맛은 처음이었다.
그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움이었다.
그 새로움이 반갑기보다는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그 맛에 익숙해지니 맛있게 다가왔다.
얼얼하면서도 매콤하고 그 형용할 수 없는 맛이 좋아졌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맛이라고 쓰고 보니 뭔가 슬프게 느껴진다.
사실 감각으로 따지면 마비되고 얼얼한 느낌인데,
이게 즐거운 느낌이라기보다는 옥죄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감각을 마비시켜 즐거움을 느낀다는 게 모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미 그 맛에 길들여져 버린 나는
그 서글픈 마음에도 계속 마라 음식을 찾지 않을까 싶다.